"사람인 듯, 아닌 듯"…이세돌 9단, '알파고'에 충격의 불계패
"사람인 듯, 아닌 듯"…이세돌 9단, '알파고'에 충격의 불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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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이(오른쪽)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Alphgo)'와의 첫 대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세돌 9단이 패배를 인정하고 홀로 복기하는 모습. (사진=유투브 캡쳐)

IT업계-바둑계 '희비교차'…"2국부터는 상황 달라질 수도"

[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이세돌 9단이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Alphgo)'와의 첫 대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186수 만에 불계패했다. 불계패는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패배를 인정하는 것으로 '투석'을 통한 항복선언이다.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인간 최고수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5대0으로 제압하며 프로기사를 이긴 최초의 인공지능이 됐고, 이날 최초로 세계 바둑 1인자까지 꺾었다.

이세돌 9단의 흑번으로 시작된 대국의 초반은 서로 가벼운 잽을 던지면서 탐색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중반에는 이세돌 9단이 좌중앙에 큰 흑집을 지어 다소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하지만 불리한 판세를 느낀 알파고는 102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해 전세를 뒤집었다. 이에 이세돌 9단이 장고를 거듭했으나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이 수는 인간이라면 거의 두지 않는 수. 이세돌 9단도 이 수가 놓여지자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당황스러워했다. 아무튼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날카로운 승부수에 허를 찔려 무릎을 꿇고 만 셈이다. 이후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실수를 주고 받으면서 판세도 일시적으로 일렁였지만 결국 이세돌 9단은 186수 만에 스스로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허탈한 표정으로 돌을 던졌다.

바둑계와 IT업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IT업계는 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환호성을 질렀고, 바둑계는 집단 충격에 빠졌다. 프로기사들은 '마치 사람이 두는 것 같다'며 알파고의 실력에 혀를 내둘렀다. 한편 최고의 전략가로 알려진 이세돌 9단이 2국부터는 선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바둑의 저변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제2국은 10일 오후 1시에 서울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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