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에 목맨 빙그레, 실적악화에 '울상'
장수브랜드에 목맨 빙그레, 실적악화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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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빙그레 홈페이지

신상품보다 라인업 강화…매출순위도 하락세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바나나맛우유', '메로나', '요플레' 등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메가브랜드로 그간 시장에서 부동의 1위 타이틀을 지켰던 빙그레가 실적악화의 늪에 빠졌다. 최근 이렇다 할 신제품이 부재한 가운데, M&A 실패 등 여러 악재를 만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1974년 출시 이후 42년 여동안 국내 가공유 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점하고 있는 대형 브랜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초코우유 매출이 바나나우유를 압지르며 굴욕을 맛봤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초코 우유 매출 비중은 2013년 6.6%에서 지난해 7.8%로 뛴 뒤 지난해 상반기 11.0%를 기록,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했다. 반면 바나나우유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2013년 10.9%, 2014년 9.8%, 9.4%로 지속 감소세다.

다만, 편의점 3사의 가공유 카테고리에선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실제 A편의점에서 바나나맛 우유의 매출 비중은 2013년 23.7%, 2014년 20.7%, 지난해 16.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B편의점에서도 13.0%, 10.7%, 9.8%를 기록해 감소 추이를 보였다.

메로나와 요플레의 매출도 꺾였다. 바 아이스크림 타입의 '메로나'의 경우 A편의점과 B편의점 모두 2014년 1위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2위로 밀려났다. 또 두 편의점에서 메로나의 매출 비중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

'떠먹는 요거트'를 통칭할 정도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지녔던 '요플레' 역시 편의점에서 매출 비중이 동반 하락세다. 순위는 해가 갈수록 하위권을 기록 중이다.

실제 A편의점의 요플레 매출 비중은 2013년 6.7%, 2014년 5.3%, 지난해 3.7%로 감소하고 있으며 순위 역시 각각 2위, 4위, 7위로 밀렸다. B편의점도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에 그치고 있다. C편의점 역시 2위, 5위, 3위로 1위 탈환은 힘들어진 모양새다.

이처럼 빙그레 매출의 큰 축을 담당했던 메가브랜드들이 휘청하자, 빙그레는 덩치를 키우기 위한 M&A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4월 뛰어들었던 웅진식품 인수전에서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밀려 고배를 마시면서 M&A는 실패로 끝났다.

또 전혀 다른 신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의 '붕어싸만코', '빵또아', '꽃게랑' 등의 장수 브랜드에 몇가지 맛을 다양화 한 라인업 강화 정도로 신제품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탓에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996억원, 영업이익 317억원, 당기순이익 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5%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24%, 34.1%나 감소한 수치다.

이에 업계에서는 히트제품의 부재와 함께 메가브랜드의 입지까지 쪼그라들면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브랜드에 안주하면서 상품 및 사업다각화 노력을 게을리 한 결과로 보인다"며 "경쟁이 치열한 식품업계에서 정체는 곧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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