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수수료도 '원가공개' 대상(?)
체크카드 수수료도 '원가공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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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年 809억 폭리" vs 카드업계 "사실과 다르다"
새해벽두 금융이슈 부각...양측 주장 '팽팽', 진실게임 양상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둘러싼 '진실공방', 과연 누구 말이 맞나?  
최근 체크카드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둘러싼 논란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민노당, 자영업자 "年 809억 폭리"
민노당이 구랍 28일 ‘카드사,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로 연간 809억원 폭리 취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민노당은 "원가부담이 미미한 체크카드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를 신용카드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해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은 특히 체크카드 가맹점 기본 수수료율이 평균 3.20%라면서, 롯데 등 일부카드사는 3.28%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체크카드 평균결제금액에 따르는 카드사들의 금융비용은 건당 227원에 불과하다는게 민노당의 주장이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는 달리 금융비용이나 대손비용이 없는데도 원가의 27%에 이르는 금융비용까지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적용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면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것.
일부 자영업자들도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자영업자들의 주장 또한 민노당의 주장과 큰 차이가 없다.
신용카드와 달리 위험부담이 전혀 없고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을 그냥 쓸 수 있어 추가 설비 부담도 없는 체크카드에 대해 신용카드와 똑같은 3.6%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
자영업자들은 카드사들이 사용액의 1%를 바로 현금으로 입금해준다거나 영화할인, 각종 마일리지 혜택 등 체크카드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이는 체크카드 수수료로 많은 이익을 보고 있어 가능한 일인데 왜 가맹점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카드사 마케팅을 도와줘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카드업계 "사실과 다르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민노당이 제시한 수치는 사업에 따른 각종 부대비용을 상당부분 제외한 것으로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해명했다. 
227원으로 책정한 결제비용에는 소비자의 체크카드 결제시 은행계좌 잔고확인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계좌이용수수료 등이 빠져있으며, 전체적으로 가맹점 수수료는 원가이하로 형성되고 있다는 것.
여신금융협회는 또 가맹점 수수료율은 카드사와 가맹점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며, 가맹점단체 및 일부 정당의 개입은 오히려 당사자간의 수수료협상을 어렵게 해 가격시장의 혼란을 초래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신금융협회는 "공시하고 있는 업종별 가맹점 수수료율은 업종별 기본 수수료율이며, 실제로 적용되는 가맹점수수료율은 카드사와 가맹점간의 개별 약정으로 성립된다"며 "이외 매출건전성 및 수익기여도 등 다양한 요인들에 따라 동일 업종내에서도 가맹점별 차등적용이 현실인데, 이를 단순한 업종평균으로 하는 것은 심각한 오해"라는 지적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체크카드가 전체 카드 시장에서 5% 미만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과 별도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전산개발과 인력투입, 입금 관련 업무 등을 이중으로 처리해야 돼 비용이 오히려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노당으로부터 실명이 거론된 롯데카드측도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카드의 올해 평균 카드 수수료는 2.3%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나 할부서비스 수수료, 카드론 수수료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신용카드와는 달리 체크카드는 가맹점 수수료가 수익의 전부"라면서 "가맹점 수수료만으로 비용을 처리하다 보면 별로 수익이 남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진실게임' 양상...원가공개해야 답 나오려나
양측의 주장이 워낙 팽팽한데다 마치 아파트 가격논란 만큼이나 가격구조 또한 복잡해 결론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 산정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기 전에는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원가공개에 난색을 표한다. '영업비밀'을 어떻게 까발길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한편, 금감원도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문제는 시장원리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안으로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카드사업을 하는 은행들이 예금 유치 효과와 함께 잠재고객을 앞으로 점차 고객화해 가야하는 입장에 서 있는 만큼, 보다 심도있는 분석을 통해 전향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풀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게 중론이다.
 
이광호 기자 lkhhtl@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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