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면세시장, 황금알 아닌 생존 문제
'부익부 빈익빈' 면세시장, 황금알 아닌 생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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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쏠림현상' 심화…출국장면세점 수익성 '제로'

▲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롯데면세점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소공동 본점의 경우 호텔신라의 5개 면세점의 전체 매출과 맞먹는다. (그림=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국내 면세시장에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면세사업을 더 이상 '황금알 사업'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은 물론, 자칫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는 시내면세점 19개점, 출국장면세점 22개점, 지정면세점 5개점이 존재한다. 해당 면세점들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9조19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성장을 기록했다.

면세시장 규모는 △2011년 5조3716억원 △2012년 6조3292억원 △2013년 6조8326억원 △2014년 8조3077억원으로 지속성장하고 있지만 채널별, 또 업체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시내면세점 매출은 6조1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가 증가했지만 공항 출국장면세점은 2조4706억원으로 1.6%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시내면세점이 19개점으로 출국장면세점(22개점)보다 채널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3배에 가깝다는 것이다.

더욱이 공항의 경우 임대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한국공항공사는 출국장면세점 사업자를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선정하고 있다. 때문에 대기업들이 면세점 유치를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중소기업 사업자 부문은 재입찰을 4번이나 진행하기도 했다. 중소·중견기업이 높은 임대료를 불렀다가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또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사업자간의 매출액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면세사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롯데면세점으로, 그 중에서도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이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총 매출액은 4조7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성장했는데, 이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9조1983억원)의 절반 이상(51.5%)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19억7141만달러(약 2조4045억)에 달한다. 이는 호텔신라가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5개 면세점 매출 2조5898억원에 맞먹는다.

▲ 보세판매장 매출 추이. (자료=홍종학의원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해 롯데와 신라 면세점의 총 매출액을 합칠 경우 7조3288억원에 달해 대형사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나머지 25개의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의 매출액은 5129억원, 공기관이 운영하는 7개점은 6558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에 오픈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10억원, 갤러리아면세점63은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면서 "이는 일주일 정도의 매출액으로 두 면세점의 첫해 매출액이 각각 최대 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한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거나, 타 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을 빼오지 않는 이상 신규 면세사업자들이 제시한 목표금액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과열경쟁 속에 '5년시한부법'까지 면세업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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