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강남권 분양가…서울 평균의 '2배'
고삐 풀린 강남권 분양가…서울 평균의 '2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24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14년 대비 2015년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분양가가 2001만원에서 2078만원으로 평균 3.8% 올랐다. 이중 재개발(뉴타운 포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2071만원에서 2347만원으로 8.1% 상승했다. 서울 전체 평균보다 2배이상 분양가 상승폭이 컸다.

특히, 2015년에 분양한 강남3구(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3937만원으로 4000만원에 육박하면서 전년도 분양가(3419만원)보다 무려 15.1% 올랐다.

이처럼 분양가가 치솟은 이유는 지난 4월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결정적이었다. 조합이 자유롭게 분양가 책정이 가능해지면서 일반 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국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대치 SK뷰는 지난해 4월 관리처분 당시 조합에서 일반분양가로 3.3㎡당 3500만원대를 책정했으나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주변 시세 상승 분위기를 틈타 8월 일반분양분 39가구의 3.3㎡당 분양가를 평균 3927만원에 책정했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분양가 상승을 주도했던 작년 서울 분양시장은 결국 고분양가로 인해 미분양이 발생했다. 분양계약전후 되팔려는 단타족 가수요자가 대거 청약했지만 고분양가에 대출규제로 시장 상황이 나빠져 프리미엄이 붙지 않자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2015년 4월 분양한 북아현뉴타운 1-2구역에 지은 아현역 푸르지오는 3.3㎡당 평균 2040만원에 분양하고 미분양이 발생했다. 2014년 5월 분양한 인근 아현 아이파크(1800만원)보다 3.3㎡당 240만원이나 비싼 것이다. 같은 달 분양한 응암1구역에 짓는 힐스테이트 백련산4차도 3.3㎡당 1400만원대 고분양가로 분양하면서 미분양됐다.

10월 이후 강남권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삼호가든4차), 같은해 11월 분양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서초한양)와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상아3차) 모두 미분양이 발생했다. 고분양가가 결정적이었다.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와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각각 3.3㎡당 분양가가 각각 4240만원, 4040만원으로 4000만원을 돌파했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서울 분양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주도할 것"이라면서 "대부분 도심 또는 강남에 위치해 입지가 뛰어나지만 완판하려면 지역내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할 수 있는 적정 분양가 책정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고분양가 단지가 속출한 것에 대해 '시장이 조절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떤 지역 내에서도 국지적으로 특별한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면 내버려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다른 지역이나 전국적으로 번져 악영향이 예견될 경우에는 비상수단을 쓰겠지만 고급 계층을 대상으로 비싸게 받는 것을 하지 말라는 건 지나치다. 시장에서 수요자, 공급자가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