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현대重, 올해도 노사 갈등 '이중고'
'경영난' 현대重, 올해도 노사 갈등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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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과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달 5일 해양플랜트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사측 일부 인력 전환배치 추진에 노조 반발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9분기 연속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노조와의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안팎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달 사측이 일부 인력을 전환배치하려 하자 노조가 반발하며 투쟁에 나서면서다. '새해에는 노사 갈등을 털어내고 함께 힘을 모아 새 출발 하자'는 신년 메시지가 무색하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달 초부터 28대 대의원들과 함께 강제 전환배치 철회를 위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부터는 해당조합원들의 조직 강화를 위해 매일 선무방송을 실시하고, 20여명을 한 조로 아침과 점심시간에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부당전환배치 투쟁은 현대중공업을 제대로 살리기 위한 정의로운 싸움"이라며 "투쟁이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지만 노동조합은 '단·임협 요구안 확정' 등 중요한 일정을 함께 준비하면서 끝장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투쟁에 나선 것은 전환배치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측의 전환배치가 '면담이 아니라 통보하는 형식'이라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방침을 거부하면서 노조투쟁에 동참하고 교육명령에 불응하면 나중에 저성과자로 몰아 피해를 준다는 겁박을 하고 있다"며 "무리수를 두면서 전환배치를 밀어 붙이는 이유는 고용불안을 전면에 내세워 2016년 단·임투를 앞둔 현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전기전자본부 인력 170명과 엔진본부 81명, 건설장비본부 30명 등 총 281명을 조선사업본부로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인력이 필요한 조선사업본부에 배치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기전자와 엔진, 건설장비본부는 유가 하락과 경기 침체, 물량 부족, 실적 부진 등으로 일감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장비본부 대상자 30명은 지난달부터 이미 전환배치를 위한 직무교육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상황에 따라 기존에 해왔던 전환배치의 일환"이라며 "전환배치 때 본인 의사를 우선 반영하고, 노조가 이의를 제기하면 협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개인 면담 및 협의 중인 상황이라 이르면 3월 중에는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27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주난도 심각하다. 올해 1월 조선 수주는 단 한 건도 없었고, 건설장비부문과 엔진기계부문 수주액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43%, 43.40% 줄었다.

또 수주 물량이 없어 오는 4월부터 울산시 온산읍에 위치한 해양2공장 작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해양2공장은 20만㎡ 규모로 300여명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유식 생산저장 하역설비(FPSO)와 LNG플랜트를 잇따라 제작했지만 추후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흑자달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계열사 사장단의 급여 전액 반납과 임원 및 부서장 급여 일부 반납, 시설투자 축소 또는 보류 등 긴축경영에 돌입한 바 있다. 각 사업본부마다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도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영난이 노조와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5일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2016년 1월만 해도 증권업계가 소폭 흑자를 전망했는데, 9분기 연속적자 결과 앞에 현대중공업 구성원들은 할 말을 잊을 수 밖에 없다"며 "현대중공업의 발전을 바라는 전 구성원과 노동조합이 경영진에게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데, 계속 무시로 일관하고 구시대 경영만을 고집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침체로 현대중공업이 경영악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와의 갈등 역시 매년 벌어지고 있다"며 "노사 대표들이 새해가 되면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지만 그때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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