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 이길 자신 있다"…'자존심 100만 달러'의 향방은?
이세돌 "'알파고' 이길 자신 있다"…'자존심 100만 달러'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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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호정기자)

[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가 내달 9일 펼치게 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의 세부 진행 계획이 발표됐다.

한국기원과 구글은 2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프레스 브리핑'을 개최했다.

브리핑에는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와 이세돌 9단이 참석했으며,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화상 연결을 통해 대국 장소 및 시간, 대국 규칙, 생중계 방식 등 대국 진행과 관련된 상세 내용을 공개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전 경기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3월9일부터 15일까지(11일, 14일 대국 없음) 오후 1시에 진행된다. 총 5회(5번기)이며 접바둑이 아닌 호선이다. 이 챌린지 우승자에게는 미화 10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하지만 상금은 단순한 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IT업계와 바둑계의 자존심 대결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아무튼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이번 대국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또한 시간 규정은 두 기사가 각각 2시간의 제한 시간을  갖게 되며, 2시간을 모두 사용한 이후에는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다. 이 경우각 대국 시간은 4~5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의 전 경기는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또 국내에서는 바둑 TV를 통해,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TV로 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챌린지 전 경기는 영어와 한국어로 공식 해설이 진행된다. 영어 해설은 500번의 프로 대국에서 승리하며 서양인 중 유일하게 프로 9단을 획득한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이, 한국어 해설은 세계대회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현 국가대표팀 감독 유창혁 9단을 비롯해 김성룡 9단, 송태곤 9단, 이현욱 8단이 순차적으로 맡는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바둑은 인류가 고안한 모든 게임 중 가장 심오한 게임"이라며 "바둑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세돌 9단과 이번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할 수 있어 영광이고 다가올 대국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하든 패하든, 이 대국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바둑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세돌 9단은 "이번 대회는 컴퓨터 인공지능이 프로기사에게 호선으로 도전한 첫 케이스이며, 그런 뜻깊은 대국을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결과와 상관없이 바둑계 역사에 의미 있는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의 실력이 이미 상당하며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들었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제가 이길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바둑은 돌을 놓는 경우의 수가 우주에 있는 원자 수보다 많아 모든 가능한 수에 대한 탐색 트리를 구성하는 '무작위 대입(brute force)' 방식으로는 승리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컴퓨터가 마스터하기에 가장 복잡한 게임 중 하나로,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도전 과제로 여겨져 왔다. 또 중국 송나라 시대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심괄은 바둑의 경우의 수를 '십의 십승'이라고 계산한 바 있다.

한편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1월 28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최초로 프로 바둑 기사와 호선으로 대국해 승리한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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