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오리온…담철곤 회장 비자금 개입 의혹
'엎친데 덮친' 오리온…담철곤 회장 비자금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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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회장이 PLI에 수십억 담보 제공" CBS 보도

[서울파이낸스 공인호기자]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의 합병 과정에서 세금탈루 사실이 적발돼 거액 과징금을 물게된 오리온그룹이 과거 담철곤 회장의 비자금 조성 개입 의혹까지 불거져 곤욕을 치루고 있다.

18일 CBS는 지난 2006년 중국 과자 포장지업체 랑방아이팩 인수 과정에서 담 회장이 비자금 조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오리온 전현직 핵심 임원들에게 취재한 결과, 홍콩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PLI'(Prime Link International Investment Limited)에 담 회장이 수십억원을 담보로 제공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복수 임원들은 담 회장이 랑방아이팩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홍콩내 페이퍼컴퍼니인 PLI를 만들고, 국내 모 은행에 30억원의 예금담보를 제공했다. 이 자금은 홍콩계 은행에 해외연결금융(브릿지론) 형태의 담보로 잡혔다.

PLI는 담 회장의 예금담보 덕분에 홍콩 은행에서 미화 200만달러를 대출받을 수 있었으며, 이 자금으로 랑방아이팩을 매입했다. 이후 곧바로 랑방아이팩과 중국의 다른 자회사에서 비용 허위계상 등으로 조성한 200만달러의 비자금으로 인수 대금을 갚았다.

해당 자금흐름은 서류상 PLI 대표로 등록된 홍콩인을 거쳐 비밀리에 이뤄져 검찰의 수사망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PLI는 2008년 차명으로 돼 있던 국내 아이팩 지분 46.67%를 순차적으로 사들였는데, 오리온 과자제품 포장을 전담하는 이 회사는 오너 일가의 '개인금고'로 알려졌다. 결국 PLI가 국내 아이팩의 차명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비자금 수사가 본격화됐던 지난 2011년 검찰은 오리온 임직원들이 PLI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담 회장이 외국계 은행을 통해 담보를 제공한 부분은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 역시 "랑방아이팩 매입 추진은 임원들에게 모두 위임했고, 국내 아이팩 지분을 사들인 것은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1심 재판에서 "담 회장의 범행 공모가 인정된다"며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가담 정도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담 회장은 지난 2013년 4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이후 현재 집행유예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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