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자 100명당 4명이내 극소수…3월 대량 계약해지설 직원들 좌불안석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정규직 전환이 사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쿠팡맨' 처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쿠팡에 따르면 현재 '로켓배송'을 전담하고 있는 쿠팡맨은 3600여명이다. 쿠팡은 올해 쿠팡맨 1만명, 내년 까지 1만5000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팡맨은 대부분 20~30대 청년들이다. 평균 연봉은 4000만원~4500만원(세전)에 달한다. 이들은 전부 계약직으로 채용되며 6개월마다 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는다.
정규직 전환 기회는 6개월 단위로 총 3번 주어진다. 계약직 근무 기간 2년이 지나면 자동 '계약해지'된다.
쿠팡은 쿠팡맨 채용에 대해 청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맨은 모두 계약직으로 시작하지만 급여·복지 수준과 승진 기회 등에서 정규직과 처우의 차이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2년간의 근무 기간은 업무에 적응하고 쿠팡맨으로의 자격을 검수하는 기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준비생(취준생)들 사이에서 쿠팡맨은 인기 직종으로 자리 잡았다. 저임금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웬만한 기업의 '인턴'보단 '쿠팡맨'이 더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평균 4000만원의 연봉에 빠르면 입사 후 6개월 만에 정규직 전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희망고문'이라는 의견이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쿠팡맨의 정규직 전환 비율이 베일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당시 100명의 쿠팡맨으로 시작해 지난해 5월 1000명을 돌파했다. 이후 쿠팡은 로켓배송의 인기에 탄력을 받아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총 3500명의 쿠팡맨을 양산했다. 3개월이 지난 현재는 3600명의 쿠팡맨이 재직 중이다.
단시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쿠팡맨의 수에 업계는 쿠팡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3600명 쿠팡맨의 연봉은 최소 144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4년 쿠팡의 영업손실액이 1215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무시할 수 없는 액수다.
이 가운데 쿠팡과 한국통합물류협회의 '로켓배송 위법' 논란이 함께 맞물리면서 쿠팡맨의 존폐설이 떠돌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규직 전환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 관측에 힘이 쏠리고 있다. 심지어 쿠팡맨들 조차 불안감에 떨고 있다.
현직에 근무하고 있는 한 쿠팡맨은 "6개월에 한번씩 재계약을 하면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얘기가 나올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며 "3개월 분기마다 본사에서 쿠팡맨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규직 전환 면접 대상자를 함께 발표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캠프를 100여명으로 봤을 때 면접 대상자는 1~4명 정도"라면서 "심지어 이들도 면접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을 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다들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2주 뒤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 시작 2주년을 맞는다. 초기 쿠팡맨이었던 100명에 대한 계약직 근무기간이 만료(계약해지)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만약 이들이 스스로 쿠팡맨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내년 5월에는 그 대상자가 1000명, 11월에는 3500명 이상으로 불어난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회사 내부 규정상 정규직 전환 비율을 공개할 수 없다"며 "거의 대부분의 쿠팡맨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체 쿠팡맨을 놓고 비율을 계산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계약해지 대상자에 대해서는 3월 이후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