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사업 다각화 광폭행보…왜?
한국야쿠르트, 사업 다각화 광폭행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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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외면한 사업은 무리수"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지난해 5월 '건강한 습관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미의 새 CI를 발표한 한국야쿠르트(이하 야쿠르트)가 사업 다각화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교육, 의료기기, 커피전문점 사업에 이르기까지 발효유 사업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왔는데, 올해도 이같은 행보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야쿠르트는 세계적 치즈전문기업 프랑스 벨社와 손잡고 끼리치즈 2종(▲끼리 크림치즈 포션 ▲끼리 딥앤크런치)을 수입 판매하며 국내 치즈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번 끼리치즈 제품 출시로 유가공 제품군을 강화하고, 상반기 내 자연치즈인 코티즈치즈도 국내 최초로 대량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 사진=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는 이르면 3월께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커피 배달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찰스 바빈스키와 함께 커피 개발을 마쳤고, '더치커피' 형태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종류는 아메리카노와 라떼, 에스프레소 등으로 가격은 2000원 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음료 제품군과 곁들일 수 있는 치즈, 빵, 샐러드 등을 배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한국야쿠르트

더불어 연내에는 유산균인 프로바이오틱스의 라인업 확대 차원에서 '피부보습'이 주된 목적인 음료 제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야쿠르트의 이같은 행보는 창업주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인 윤호중 전무가 신사업 발굴에 전념하고 있는 가운데, '야쿠르트', '윌' 등 주력 제품들의 매출이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창업이래로 고객이 건강의 참된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며 "한국야쿠르트는 치즈출시 및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군 개발을 통해 발효유 선도 기업으로써의 위치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야쿠르트의 사업확대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간 야쿠르트가 벌인 신사업이 대체로 불안정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교육사업에서는 윤호중 전무가 2009년 능률교육을 인수했지만, 매출액이 2012년 517억원에서 2013년 556억원으로 증가하는듯 하다가 2014년에는 529억원을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2010년 3월부터 지분 100%를 가져 온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코코브루니' 역시 이후 꾸준한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고, 매장수도 2014년 24개, 지난해 18개로 폐점하며 어려운 상태다.

그나마 2013년 베네세코리아(유아동 교육사업)를 인수한 후 이듬해 '에듀첼린지'로 사명을 바꾸며 능률교육에 비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듀첼린지의 매출액은 2012년 402억원, 2013년 437억원, 2014년 491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야쿠르트의 매출은 야쿠르트와 팔도(라면·음료사업)가 분리된 2011년 12월 이후인 2012년 9814억원에서 2013년 9959억원으로 소폭 상승하다가 2014년 9673억원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발효유 시장의 붐이었던 떠먹는 요거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는 등 야쿠르트의 사업 다각화는 결국 내부적으로 어렵다는 얘기가 아니겠냐"며 "하지만 본업과 무관한 사업다각화는 자칫 무리수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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