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알파고'-이세돌 9단 '자존심 대결'…12억원의 임자는?
컴퓨터 '알파고'-이세돌 9단 '자존심 대결'…12억원의 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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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3월 8일~15일 5판 3선승제… IT-바둑계 '대리전'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인간과 컴퓨터가 자존심을 걸고 오는 3월 서울에서 바둑대결을 벌인다.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를 상대하게 된다. IT업계와 바둑계의 대리전이 될 이번 대결에 양 업계는 물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강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낸 인공지능 컴퓨터는 사상 처음으로 프로 바둑기사를 누른 구글의 자회사 구글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인 중국계 판후이(2단)과의 대국에서 5대0 완승을 거뒀다.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퍼컴퓨터가 서양장기인 체스 세계챔피언을 누른 적은 있다.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는 97년 러시아의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바둑은 여전히 인공지능에게 난공불락이었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 숫자에 달하는 등 규칙이 훨씬 복잡하고 변수가 많다. 중국 송나라 시대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심괄(沈括)은 바둑의 경우의 수를 '십의 십승'이라고 계산한 바 있다.

탐색 공간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한 수 한 수의 위치나 움직임을 평가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아무리 슈퍼컴퓨터라도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앞으로 50년 동안 인간 세계챔피언을 누를 바둑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왔다.

하지만 이번에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이미 그 능력을 입증했듯이 기존의 바둑 프로그램과는 확연히 다르다.

알파고 프로그램은 수의 위치를 평가하는 '가치(value) 네트워크'와 움직임을 선택하는 '정책(policy) 네트워크'를 사용하도록 개발됐다. 이렇게 구성된 심층 신경망들이 이중으로 훈련을 받았는데, 그 하나는 사람 바둑 기사들이 뒀던 바둑 경기로부터의 통제된 학습이고, 다른 하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스스로와 겨루는 경기로부터의 강화 학습이다. 이런 개발·학습 과정을 거친 알파고는 다른 바둑 프로그램들과의 대결에서는 99.8%의 승률을 기록했다.

이세돌 9단은 바둑 역사에 중요한 대국이라고 판단해 도전을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국은 3월 8일부터 15일까지 5판 3선승제로 진행된다. 상금은 1백만 달러, 우리 돈 12억원에 달한다. 이 9단은 한국랭킹 1위자리는 박정환 9단에게 내 줬지만, 중국의 라이벌 구리 9단과의 10번기에서 승리하는 등 10여년간 세계 바둑계를 지배한 사실상의 최고수이자 챔피언이다.

한편 하사비스 구글딥마인드 부사장은 "대국을 흥미진진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인공지능기술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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