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스팩(실적)↑…IPO 재수생들의 상장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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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부진에도 연이은 수요예측 흥행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지난해말 공모시장 악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상장 절차를 잇따라 철회했던 IPO(기업공개) 기업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초부터 불거진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1800선까지 고꾸라지면서 시장 상황이 이전보다 더 악화됐음에도 수요예측엔 흥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공모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모습이다.

26일 종합 전자부품 전문 기업 아이엠텍은 지난 20일과 21일 양일간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신청수량 기준 상단 이상 제시 비율이 80%에 달해 공모가를 750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희망공모 가액이었던 6500원~7500원의 최상단에 속한다. 이로써 아이엠텍의 총 공모금액은 323억원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으로 약 1259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쟁률 또한 112.3대 1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이뤄졌다. 아이엠텍은 지난 11월 한 차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했으나, 연말 공모 시장 악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아이엠텍은 공모물량을 기존물량인 470만주에서 약 8% 줄인 총 430만주로 낮춰 시장 소화력을 증가시켰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연초부터 상장에 재도전하는 기업들은 공모 규모를 줄이거나 공모가를 낮춤으로써 상장 전략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상대적으로 연초 IPO가 몰리지 않은 점은 점도 이때가 오히려 '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텍뿐만 아니라 4년 만에 한국 증시에 입성하는 중국계기업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 또한 공모 주식수를 기존 1300만주에서 930만주로, 공모희망가 밴드는 하단을 기준으로 3600원에서 2900원으로 축소했다. 그 결과 크리스탈신소재의 공모가는 3000원으로 확정됐으며, 지난 21∼22일 공모주 청약에서는 179.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5000억원가량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크리스탈신소재는 개선될 실적 추이까지 보여주는 상장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3분기 누적 매출액이 452억원, 당기순이익은 170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 매출액의 약 79%, 당기순이익의 81%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시적인 외부변수로 인해 상반기 매출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는데 상반기 외부 변수들은 이미 다 해결됐다"고 투심을 진정시켰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안트로젠도 종전 120만주에서 60만주로, 공모 밴드는 2만3000원∼2만8000원에서 1만7000원∼2만2000원으로 낮추고 오는 27∼28일에 수요 예측에 나선다. 또 바이오의약품 전문 기업 팬젠 역시 공모 주식 수는 종전 200만주에서 150만주로, 주당 공모희망가는 1만5500원∼1만7700원에서 1만2500원∼1만6500원으로 각각 낮췄다.

또 무엇보다 새해부터 불거진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대거 고꾸라졌음에도 불구하고 IPO시장에는 온기가 돌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말 IPO 예정이었던 반도체 등 전자부품을 판매하는 유통 업체 유니트론텍도 지난 14~15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최상단에 해당되는 금액인 1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이 회사도 지난해 말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연말 공모시장의 환경 악화로 관련 일정을 일제히 취소했다.

핸드백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지난 20~21일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2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는 총 558개 기관이 참여해 43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특히 참여건수 기준 99%가 2만30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일부서 이는 오히려 저평가 구간에 돌입했다고 생각해 기관들이 IPO 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최근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 14거래일째 자금이 들어오는 등 지금과 같은 급락은 오히려 투자 기회라고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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