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시장을 잡는 금융사 "전 금융권을 제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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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은퇴연령 진입…차별화된 경력 확보해야

 50~60대 3명 중 1명 ‘노후준비 전혀 안해’  

 
‘은퇴시장을 잡아라!’ 노후대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PCA생명이 시리즈로 은퇴설계 이벤트를 진행하고 HSBC은행이 노후상담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전 금융권이 황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은퇴시장을 잡기위한 움직임이 부산하다.

금융권은 은퇴시장이 연 1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조원이 되는 큰 규모다.

여기에 과거 베이비붐 세대가 50대 연령으로 진입, 은퇴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은퇴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정설이 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은퇴시장을 잡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은퇴시장의 핵심은 베이비붐 세대
그러면 은퇴시장의 핵심세대는 누구인가.

결론부터 말해 베이비붐 세대다. 최근 고령화사회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은퇴를 목전에 둔 베이비붐세대의 노후소득보장이 거의 안 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55~1963년에 태어난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816만명으로 총인구의 16.8%를 차지하고 있는 대규모 인구 집단이다.

이들은 80년대 이후 외환위기 이전까지 고성장의 주역으로 활약하였지만, 고령화속도가 빠르게 진전되는 가운데 사회구조급변 등으로 준비할 틈도 없이 심각한 노후소득보장 문제에 봉착해 왔다.

이들이 직면한 상황을 보면 첫째, 생존수명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이후 일반화되고 있는 구조조정 등에 의한 비자발적 퇴직으로 근로소득 발생 기간이 점차 단축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2005년 현재로서도 실제 직장을 그만 둔 사람의 나이는 법적 정년 보다 매우 낮은 53세로 파악되고 있다.

둘째, 소비수준이 잔뜩 높아진 베이비붐 세대들은 그동안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의 축적이 매우 작은 상태이며, 이 상태로는 자신의 긴 노후생활을 대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셋째,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이나 현행 퇴직금 및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시스템에 의한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절대적으로 미흡하다.

넷째, 전통적 가족부양체제 붕괴, 소득발생 기간 축소 및 노인취업의 어려움 등 사회구조가 크게 변화되면서 자녀지원 등과 같은 사적이전에 의한 노후소득 보장이 매우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베이비붐 세대는 미국,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와는 달리 심각한 노후소득보장 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즉,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그전 세대보다 버는 기간이 짧아지고, 벌어 놓은 돈을 쓰기만 해야 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에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기대여명의 증가로 노후보장소득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7~8년후 정년, 대규모퇴직…노후준비박두
 베이비붐 세대는 7~8년 후면 본격적으로 정년을 맞는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들은 1980년에서 90년대 초반 사회에 진출했으며 외환위기 전까지 우리나라 고성장의 든든한 배경이었다.

또한 소득이 향상되면서 80년대 이후 막강한 소비력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의 주역이었으며, 90년대에는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면서 자식교육을위해 강남아파트붐을 일으켰던 세대이다.

하지만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그 동안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2012년에서 2020년에 걸쳐 정년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2005년 현재 국내 기업의 법적 평균 정년 연령은 57세이나 실제로 일을 그만 둔 나이는 53세이기 때문에 향후 3년 내에 대규모 퇴직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이후인 노후에 대한 대비에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인식은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30~40대 절반이상 은퇴준비 미흡
 최근 삼성화재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장기보험 1건 이상 가입자 2,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58.4%가 노후준비를 하지않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 조사결과를 보면 우선, ‘몇 세부터 노후라고 인식하는가’라는 질문에 ‘60세 이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대는 74.0%인 반면, 60대는 46.7%로 세대간에 인식의 차이가 컸다.

젊을수록 노후가 빨리 시작한다고 생각하는 한편, 나이가 들수록 조금이라도 늦게 시작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었다.

또한 ‘노후에 필요한 월평균 생활비’도 20대는 160.4만원, 60대는 125.5만원 정도라고 응답해, 젊은층이 노후에 생활비가 훨씬 더 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시작 나이에서처럼 생활비에서도 연령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컸다.

현재 ‘노후를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50~60대에서 3명 중 1명은 ‘전혀 준비를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젊은 층일수록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라
 보험개발원은 ‘보험산업 주요 지표의 중장기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보험산업은 경제성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부양비 하락과 베이비붐 세대의 50대 연령 진입 등 다양한 금융수요 확대가 예상돼 2015회계연도에는 총보험료 184조9000억원, 연평균 7.9%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고령화 사회와 은퇴시장에 대비한 보험사 특유의 차별적 경쟁력을 갖춰야한다고 지적했다.

이태열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동향분석팀장은 “은퇴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금융시장 또한 장기와 단기투자를 대상으로 각 금융권간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보험가입자들의 가입기간 장기화에 대비해 보다 리스크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해외 장기상품의 투자 등 다양한 장기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은퇴 후 기대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미래 소득에 대한 준비 뿐 만 아니라 건강한 노후를 위한 수요도 증가될 것”이라며 “대중을 상대로 한 국민건강보험제도가 보장할 수 없는 다양한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건강보험상품의 개발과 노인복지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후기간의 장기화와 이에 대비한 젊은 층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정확한 장·단기 상품의 가격설정을 위한 장기위험률 개발을 동시에 진행시켜야 한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한편, 저축·투자형 보험상품은 향후 은퇴시장의 발달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상품종목으로 보험사들의 입장에서는 중요성이 더해가는 상품군이라고 개발원은 밝혔다.

이 팀장은 “연금측면에서 보험상품은 종신보장이 가능하고 가장 강력한 최후의 노후소득 보루로서의 장점을 갖고 있다”며 “단기로 운영돼왔던 기존의 관행은 앞으로 보험의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장기운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지연기자 blueag7@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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