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녹록지 않은 '삼성 스마트카'
[기자수첩] 녹록지 않은 '삼성 스마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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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진형기자] 최근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電裝)사업팀을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스마트카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 VC사업본부를 운영하던 LG전자는 물론, 국내 완성차업체 현대차 등 3곳이 스마트카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도 쏟아졌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절대강자인 삼성의 등장은 스마트카 관련 업체들에게 적잖은 위협요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장부품 업체와 완성차 업체의 경쟁구도가 고착화되면 결과적으로 전장부품 업체에 실(失)이 클 수밖에 없다. 기존 완성차 업체에 디스플레이와 음성안내 등을 통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장비를 공급하는 게 초기 전장부품사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조직개편 당시 "단기간 내 전장사업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과거 삼성중공업을 통해 완성차 시장에 뛰어든 전력이 있다. 스마트카에선 하드웨어(H/W)보다 소프트웨어(S/W)의 안정성이 더 중요해 기존 자동차와는 엄연히 구분되지만, 사업의 밑거름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이런 강점이 오히려 삼성을 경계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장부품 개발을 위해선 완성차 업체가 협력사에 소스코드와 설계도면 일부를 공개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어 양사간 신뢰는 필수적이다. 현대자동차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로부터 모터와 같은 핵심부품을 납품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같은 이유로 삼성이 인포테인먼트(삼성전자), 전기차 배터리(삼성SDI), 각종 센서(삼성 전기) 등의 역량을 갖고 있더라도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통한 초기 스마트카 시장 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스마트카 시장 공략이 본격화된 만큼, 향후 삼성전자도 결국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스마트카 완성차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삼성이 부족한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삼성으로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독자생존을 위한 M&A 전략을 펼칠지, 아니면 경쟁사인 구글의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AA)'처럼 완성차 및 전자업체 등을 동맹군으로 끌어모을지 기로에 선 셈이다. 삼성이 스마트카 후발주자로서 제2의 '퀀텀점프(대약진)'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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