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학계 "SKT-CJ헬로비전 합병, 방송 생태계 우려"
방송학계 "SKT-CJ헬로비전 합병, 방송 생태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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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대한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디어 기업 간 인수합병의 조건' 특별 세미나에 심영섭 한국외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호정기자)

[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과 관련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 그리고 지역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한국방송학회는 대한서울상공회의소에서 '미디어 기업 간 인수합병의 조건'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심영섭 한국외대 교수는 이번 합병으로 SK텔레콤의 전국 시장에서의 지배력 강화를 우려했다. 콘텐츠 유통시장에서 지배력 강화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지위남용의 가능성이 존재하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합병이 성사되면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에 23개 방송권역에서 압도적인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며 "경쟁 사업자의 경쟁력 열위를 초래해 경쟁 사업자뿐만 아니라 신규사업자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의 지역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23개는 IPTV와 달리 지역뉴스를 제공하는 직사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이 향후 이를 통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등 지역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케이블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 지역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직사채널의 제3자의 양도가 필요하다"며 "대기업의 지역정보채널 운영을 원천적으로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직사채널은 지역신문이나 다른 이종매체가 제공할 수 없는 지역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SO의 직사채널은 선거방송에서 지역출마자의 방송토론을 진행하고 중계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자체 단체 선거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선거에서 중요성이 부각된다.

방송 플랫폼 기업 간의 합병으로 콘텐츠 시장의 부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PP(채널사업자)사용료 지급액이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기업에선 기존 지급액 이하에서 (사용료가)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PP사용료 지급액 감소는 결과적으로 방송콘텐츠 산업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케이블TV와 IPTV 간의 상이한 채널 배정을 빌미로 불합리한 채널 배정 및 재배치 추진이 예상 된다"며 합병회사와 PP사간의 갈등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콘텐츠 분야에 경쟁력을 지닌 CJ와 SK텔레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방송 미디어 시장에서 상호 시너지 효과 발휘로 제휴 기업 주도의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며 시장 내 다른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시장에서 큰 영향력이 있는 두 회사의 제휴은 콘텐츠 제작사와 플랫폼 제공사 간의 협력으로 신생 콘텐츠 기업의 플랫폼 진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플랫폼 선택의 다양성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합병사의 플랫폼이 강화되면서 가입자들이 몰려 수익까지 편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합병에 따른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서 자신의 플랫폼을 활용한 TV-커머스 사업 전개 가능성이 있어 방송 플랫폼 사업의 상업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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