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대 주유소 5000곳 넘어…가격 하락폭 '미미'
1300원대 주유소 5000곳 넘어…가격 하락폭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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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도 세금 고정"…업계 '과도한 유류세 알리기' 캠페인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지난 7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300원대 주유소는 5000곳을 돌파, 전국 주유소의 42%에 이른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431.05원/ℓ으로 전날보다 1.50원 하락했다. 서울지역 평균 판매가격도 2.25원 떨어진 1514.07원/ℓ을 기록했다.

오피넷에 가격 등록을 한 전체 주유소 중 1300원대 주유소는 5073곳으로 약 42%에 달했으며, 1400원대 주유소는 전체의 절반 수준인 6044곳으로 집계됐다.

전국 휘발유 최저가는 1295원, 최고가는 2098원이다. 전국 최저가 주유소는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상평주유소(알뜰주유소)와 충남 천안시의 (주)LS오일.IC셀프주유소(에쓰오일)다. 최고가 주유소는 경기 구리시의 남일주유소(GS칼텍스)로 나타났다.

하지만 1200원대 주유소가 등장하는 등 국제 유가 하락세와 비교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하락 폭은 여전히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휘발유 가격에는 세금이 절반 이상 포함돼 국제유가 하락폭만큼 가격이 떨어지기 힘든 구조다.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적용받는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61%, 정유사가격 30%, 유통비용 및 마진 9%로 이뤄져 있다. 유류세에는 교통세 529.0원/ℓ,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 10%가 붙는다.

지난주 기준으로 세전 휘발유 제품의 평균 판매 가격은 570원/ℓ이다. 세전 주유소 판매가격은 국제 휘발유 제품 가격에 정유사와 주유소의 비용 등을 더한 가격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휘발유 세전 판매 가격(756원)과 비교하면 25%, 2013년 같은 달(963원)과 비교하면 41%나 떨어진 수준이다.

반면 지난주 휘발유 세후 평균 판매가격은 1447원/ℓ으로, 2013년 12월과 비교하면 23%,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2%가량 내려갔다. 실제로 세전·세후 판매가격의 인하 폭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는데도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하락에 1300원대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지만 1200원대 주유소의 확대까지는 안갈 것이다"며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비중이 높아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도 세금은 고정돼 있어 하락 폭이 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류세에 대한 불만은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주유소 업계에도 존재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오는 21일 '과도한 유류세 바로 알리기 운동'과 함께 유류세의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연다.

주유소협회는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대상에서 '매출액 10억원 이상 사업자'를 제외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이 지난 2일 통과되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주유소의 신용카드 매출에 대한 부가가치세 중 공제율은 1.3%로 연 5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휘발유 가격의 60% 이상이 유류세인 상황에서 10억원 이상의 매출액은 주유소의 순수 매출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유류세 부분에 대한 카드수수료까지 주유소가 부담하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휘발유 1ℓ에 62%가 유류세인 상황에서 매출액 10억원 이상 사업자를 제외하면 전체 주유소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주유소의 연간 영업이익이 3800만원 수준인데 500만원의 세액공제는 무시할 수 없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카드 거부운동와 함께 소비자에게 과도한 유류세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홍보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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