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법' 줄다리기…철강업 구조조정 발목 잡히나
'원샷법' 줄다리기…철강업 구조조정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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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기업 특혜" 반발…업계 "사업재편 절실"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철강업계의 사업재편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원샷법은 19대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지난 10일부터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지만 야당의 반발로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야당은 적용 대상에서 대기업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샷법은 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 사업재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의 관련 규제를 한 번에 풀어주는 특별법이다. 지난 7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헌재 새누리당 의원이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된 제정안은 그동안 지주회사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가로막았던 계열사 출자 제한 규정 등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원샷법 지원 대상은 과잉공급 업종으로 제한된다.

대기업 특혜 문제로 야당이 반대하면서 원샷법 처리가 지연되자 철강업계는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에서 대기업의 비중은 72.2%에 달한다"며 "원샷법 처리가 지연돼 부실화된다면 그 부실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의 실적악화 및 고용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7일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석유화학협회 등 13개 업종별 단체들과 함께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업종별 단체 건의문을 발표하며 법안 통과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 단체는 "연관 산업이 많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실적 악화는 우리 경제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산업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기업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철강업체들은 수출 감소, 수익률 저하 등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비핵심 자산 매각은 물론 계열사 수를 대폭 줄여나가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매각하고 지난 8월 가동을 중단했던 포항 제2후판공장은 매각 여부를 놓고 논의 중에 있다. 동부제철의 당진 공장은 매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이번 원샷법이 통과된다면 현재 추진 중인 구조조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재의 과잉공급 및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해 철강업계는 제강설비를 폐쇄하거나 생산을 중단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황 극복은 요원한 상태"라며 "과잉공급을 해소하고 신산업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사업재편이 절실한 시기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형화·전문화를 통한 중소·중견기업의 새로운 성장기회 창출을 위해서도 사업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철강 수출 물량은 278억달러로 전년대비 14.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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