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면세점 사업권 주역 '줄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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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한인규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 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 김해성 이마트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삼성·신세계·한화그룹 등 성과 중심 인사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국내 유통업계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의 일등공신들이 줄줄이 승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신세계, 한화그룹은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면세사업을 겨냥한 인사를 대대적으로 전열하면서 사업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먼저 삼성그룹은 지난 1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을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선임했다.

한 신임사장은 지난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HDC신라면세점의 공동대표로 나서면서 사업권 획득을 이끌어냈다. 국내 내로라하는 유통 대기업이 치열한 혈전을 벌였던 만큼 사업권 획득은 값진 결과였다.

올해 호텔신라는 신규 면세점 사업권 획득 외에도 인천공항면세점 수성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 미국 디패스 인수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삼성그룹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면세사업을 전담하는 인력들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한 신임 사장은 삼성그룹의 면세사업을 총괄하게 됐으며 김상필 호텔신라 경영전략팀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호텔신라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홍보담당자들의 승진 발령도 함께 했다. 하주호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를 전무로, 고선건 면세인천공항점장과 이정호 제주호텔마케팅 그룹장을 각각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한 신임 사장이 담당하던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의 자리에는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 마케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길한 전무가 선임됐다. 신임 이길한 대표는 기존 양창훈(현대아이파크몰) 대표와 함께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를 맡게된다.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가 50%,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씩 지분을 출자한 합작법인으로 오는 24일 용산에 시내면세점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성과 부산 면세점 수성에 모두 성공한 신세계그룹 역시 면세사업 전담 인력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는 당시 사업전략을 총괄한 김해성 신세계 그룹 전략실장 사장을 계열사인 이마트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발탁, 승진시켰다. 신세계그룹에서 전문 경영인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지난 2006년 구학서 부회장 이후 9년만이다.

김 부회장은 올해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전에서 과감한 베팅으로, 인천공항면세점과 서울 시내 면세사업권을 모두 따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김 부회장의 경력사항을 살펴보면 지난 1992년부터 신세계 패션사업부와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사업부 등 관련 요직을 거쳤다.

김 부회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톰보이'를 비롯해 여러 의류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영업권을 확보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을 취임 6년 만에 4배 이상 키우는 성과를 거뒀다. 패션 및 수입 업무에 정통한 그의 역할이 이번 면세사업권 획득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

한화그룹도 지난 7월 진행된 면세점 입찰전에서 신규 사업권을 획득한 담당자들의 성과를 '승진'으로 보상했다. 당시 일선에 나섰던 홍원석 한화갤러리아 전략기획실장, 김영훈 전략기획팀장을 각각 상무,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특히 홍 상무는 시내면세점 사업기획과 전략 등을 총괄한 인물로 오는 28일 여의도 63빌딩 면세점 개장 후에도 후방에서 지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업계는 이달 중순게 예정돼 있는 롯데와 SK그룹의 인사단행도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롯데면세점 잠실타워점을,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의 사업권 유지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사업권 획득 기업들의 성과위주 승진인사가 있던 것과 반대로 문책성 인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업계는 별다른 이슈 없이 넘어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권 획득 실패로 2000여명의 '일자리 논란'이 불거진 상태에서 문책성 인사가 불러올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롯데의 경우 면세점 탈락 원인으로 롯데면세점의 사업 역량 보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철수'라는 부분이 치명타로 작용할 뿐, 전체 영업이익 중 면세사업의 비중이 5% 수준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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