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투자證 매각 '안갯속'…최대주주 변경 해 넘기나
LIG투자證 매각 '안갯속'…최대주주 변경 해 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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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연내 케이프와 본입찰계약 목표"

▲ 사진 = LIG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지난달 LIG투자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케이프가 선정된 가운데 본 계약 체결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LIG투자증권 최대주주인 KB손해보험은 연내 본입찰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LIG투자증권의 우선협상자로 케이프인베스트가 선정됐다. 매각 대상은 KB손해보험이 보유한 지분 82.4%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선박엔진 부품(실린더라이너) 제조사인 케이프가 2013년 7월 100% 출자해 설립한 사모투자전문회사다. 지난 9월말 총자산 17억3800만원, 자기자본 14억91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까지 케이프 측은 LIG투자증권에 대한 추가 실사에 나서지 않았지만, ELS(주가연계증권) 파생상품 손실 우려가 없고 대출관계가 명확한 만큼 생략하겠다고 LIG투자증권 노조 측에 통보했다.

다만 LIG투자증권 내부에선 케이프의 인수를 통해 고용안정과 회사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리딩투자증권을 인수한 AJ인베스트먼트가 'IB 전문 증권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회사의 발전방향을 발표해 달라는 주문도 나온다.

이에 최근 LIG투자증권 노조는 케이프인베스트먼트 측과 대화를 나눴다. 한만수 LIG투자증권 노조 지부장은 "재무적 투자자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참여하는 주주가 명확해야 할 것"이라며 "케이프 측의 자금조달에 의구심이 드는 등에 따라 내부적으로 인수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케이프 측은 1300억원대로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JB금융지주와 희성그룹을 따돌렸다. 다만 여기에는 올해 LIG투자증권의 배당금(200억원 추산)도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까지 업계에선 케이프가 인수 자금을 원활히 마련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케이프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와 2013년 각각 47억원,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지난 9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249억원 수준이다.

그간 대형 선박엔진 부품사업의 침체로 새로운 사업 진출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신 경험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지난 2012년 115억원을 들여 소셜인어스를 인수해 게임사업에 진출했지만, 오히려 2013년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81.3% 급감했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LIG투자증권을 워치리스트(Watchlist)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하고, 인수가 완료될 시 신용등급을 재산정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이 그룹의 비주력 사업이라는 점과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자본 및 사업규모 등을 고려할 때 높은 수준의 지원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다.

LIG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KB손해보험은 연내에 본입찰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연내 케이프와 본입찰계약서 작성을 목표로 진행 중으로 11월 안에 마무리하려다가 늦어진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LIG투자증권 인수 관련한 케이프 측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련 서류를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며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된 만큼 시간이 좀 더 소요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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