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부문, 이재용 부회장 '효자손' 될까
삼성 바이오 부문, 이재용 부회장 '효자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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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

바이오사업 성과 = 승진 명분?…자질 논란 '시험대'

[서울파이낸스 박진형기자]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없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부친 이건희 회장이 5대 신수종 사업으로 꼽았던 바이오사업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고 신임 사장은 지난 2012년 2월 당시 전무로 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 같은해 12월에 부사장으로 승진, 이어 올해 3년 만에 사장 직함을 달았다.

금번 사장 승진자 6명이 부사장에서 사장 진급까지 걸린 기간이 평균 4.7년이라는 점에서 고 신임 사장의 승진 인사는 상대적으로 빠른 편에 속한다. 삼성그룹은 고 부사장 승진과 관련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신념으로 초창기 바이오사업 전반을 기획했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향후 입지와 바이오 사업의 성공 여부를 연관짓는 목소리가 나온다. 쉽게 말해 바이오 사업의 성장세가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석에 눕기 전까지 경영자로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 2000년 인터넷 벤처 투자 사업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삼성의 인터넷 벤처 투자회사 'e삼성'를 이끌며 'e삼성인터내셔널과 '오픈타이드' 등을 설립해 몸집을 키웠지만 실적이 악화돼 계열사들을 청산·매각했다.

하지만 바이오 분야의 경우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릴 정도로 '돈 되는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제품 개발을 맡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일부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 IT·전자 사업이 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이 부회장이 바이오사업을 통해 그룹의 성장 돌파구를 마련할 경우 자질 논란에 대한 부담을 떨쳐냄과 동시에 회장 승진을 위한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임 사장은 2일 수요사장단 협의체 직후 취재진에게 둘러쌓인 모습 (사진=박진형기자)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효능은 같지만 가격은 70% 수준인 복제약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해 싼 가격에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 14조원대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를 비롯해 바이오시밀러 'SB2(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 'SB3(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SB4(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SB8(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 'SB9(당뇨병 치료제 란투스)' 등을 개발해 임상을 마쳤거나 일부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은 바이오시밀러 관련 성과가 나타나자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생산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은 인천 송도에 연간 생산능력 15~18만ℓ 규모로 착공될 전망이다. 제1공장(3만ℓ)과 내년 상반기 준공되는 제2공장(15만ℓ)와 합치면 규모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올해 21억2900만달러에서 오는 2020년까지 연 평균 22.1% 성장해 60억22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는 2025년 매출 2조원, 영업이익률 60%대(1조2000억원 이상)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같은 기간 매출 4조원, 영업이익률 50%(2조원 이상)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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