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섹, "한국, 日 잃어버린 10년 재판되나?"
페섹, "한국, 日 잃어버린 10년 재판되나?"
  • 서울파이낸스
  • @seoulfn.com
  • 승인 2006.11.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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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부동산' 시너지 심각...'내선앞둔 내분' '정책마비' 지적



하룻밤 자고 나면 부동산 대책이 나오고 또 그 이튿날은 집 값이 다시 오르고...
 
도무지 어떤 경제이론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IMF가 훈수를 들고 나서더니 이번에는 세계적인 경제칼럼리스트의 글쓰기 '주제'로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한국의 경제가 마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부동산 버블에 의한 장기불황)과 같은 모습이라고 진단하고 나선 것이다. 윌리엄 페섹, 월가의 저명한 경제전문 칼럼니스트의 진단이다.

윌리엄 페섹은 14일 '한국,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위험 직면'이란 제목의 블룸버그 통신 칼럼에서 "한국이 중국붐과 일본경제 회생이란 주변의 압박과 함께 원화 가치 상승, 고유가 및 부동산 투기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것은 거시적측면에서의 외생변수만 거론 한 게 아니라 '정책마비'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이다. 정책마비(실패)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90년대의 일본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는 기회(정책 수단)는 남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꼬집었다. 

그가 칼럼을 통해 주장한 한국경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전체적으로 비관적이다.

"지난 2001년만 해도 일본과 한국 경제를 비교할 때 역내 1위 경제국인 일본이 3위 경제국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는 얘기를 할 수 있었는데, 한국은 1998-99년의 외환 위기에서 급속히 빠져나온 반면 일본은 디플레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일본 경제는 회생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주춤하고 있다."

그의 칼럼의 요지다. 그리고, 그 중심논리는 부동산에 근거하고 있다.

일단, 그는 긍정적측면에서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나섰다. 
 
"한국은 올해 5% 가량의 성장이 전망되는데 반해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이 고작해야 한국의 절반 수준 밖에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의 코스피 지수도 올해 달러 기준으로 9.4% 상승해 일본 닛케이 225 지수가 제자리 걸음에 한 것과는 대조된다. 또 원화는 8% 정도 가치가 오른데 반해 엔화는 여전히 약세다."

"가종 지표가 이런데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를 어둡게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8-10% 고속 성장을 하다가 4% 수준으로 떨어지면 마치 침체인 것처럼 보이는 착시때문이다. 교육 수준과 근로 의욕이 높고 기업의 대외 경쟁력이 강하며 역사적으로 변화에도 쉽게 적응하는 한국이다"
 
다음 부터가 문제다
 
"그러나, 하이테크의 일본과 저비용의 중국에 끼여있어 불리한 조건이다.
경제 규모 7천930억달러의 한국이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했으며, 북한의 '핵'도 부담을 크게하는 요소다.

"원화 강세와 고유가, 그리고 '부동산 투기'가 아주 나쁘게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일본을 지난 90년대 괴롭혔던 것과 아주 흡사한 늪에 빠질 위험에 봉착했다."

"경제부총리는 주택시장이 거품이 아니라고 하고 한국은행 총재는 집값 상승이 걱정된다고 서로 다른 소리를 한다.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지난달에만 전달에 비해 1.5%나 뛰었다. 지난 2003년 10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이다."

"부동산값 폭락은 경제에 치명타이다. 그렇다고 한국이 과거의 일본처럼 된다고 경제학자들이 단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홍콩 애널리스트 앤디 셰는 "구조적으로 한국이 일본 신드롬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살얼음을 밟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심각한 위험은 '정책 마비'다. 노무현 정부는 집권이후 경제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과 대선을 앞둔 내분 등은 현 정부가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데 필요한 정책조율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일본보다는 상황 낫다고 하지만 한국이 떠안고 있는 부담은 심각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같은 글로벌 기업들을 자랑할 수도 있지만,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아시아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의 논평이 그렇듯이, 페섹의 글도 여운은 남겼다. 

"한국 정부가 현재의 경제성장 잇점을 활용한다면 일본의 90년대 경험이 되풀이되는 것을 피할 수도 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다'라는 점이다.
 
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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