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정부가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대형가맹점도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012년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수수료 공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대형가맹점은 최근 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했다. 조달금리와 밴수수료가 낮아지는 만큼 카드 수수료율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형가맹점과 카드사의 경우 1년 단위로 재계약을 체결한다.
현재 대형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평균 1.96%이다. 반면,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수료 인하방안으로 내년부터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경우 0.8%, 2억~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1.3%로 각각 수수료율이 낮아진다.
여기에 현재 2.2% 수준인 일반가맹점도 수수료율이 내년부터 1.9%로 낮아져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이 가장 높아진다.
일단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연간 6700억원의 수익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 대형가맹점까지 수수료를 낮추면 운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대형가맹점과 카드사는 지난 2012년 카드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 당시에도 이 같은 문제로 힘겨루기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중고상공인의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대신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오르자 대형마트, 이동통신, 항공, 보험업계의 대기업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충돌이 빚어졌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당장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2012년 당시와 같은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