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캐피탈업계,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 '촉각'
밴·캐피탈업계,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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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밴 수수료 개편 및 할부금융업 확대 추진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정부가 내년 1월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최대 0.7%p 낮추기로 하면서 여파가 밴(VAN)·캐피탈사에도 미칠 조짐이다.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발생하는 수익 절감분을 밴 수수료 체계 개편과 할부금융업 확대로 만회하려는 움직임에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내 할부금융업 진출을 선언한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는 최근 캐피탈사로부터 5명 내외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등 할부금융업 규모 확대에 나섰다. 이미 할부금융업에 나선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당장 부서 확대를 위한 개편은 없지만, 향후 확대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용카드사들은 최근 밴사에 지급해온 수수료율을 최대 30% 인하하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율 책정 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7월 가맹점 수수료 책정 방식을 정률제로 변경한 바 있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발생하는 연간 약 6700억원의 수익 감소를 벌충하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상품의 부가서비스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5년간 축소가 불가능하다"며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발생하는 수익 감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모로 고심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한·삼성·KB국민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들이 얻은 당기순이익은 약 2조2000억원이다. 이를 카드사별 점유율로 계산하면 내년 업계 1~3위에 해당하는 △신한카드 약 1600억원 △KB국민카드 약 1100억원 △삼성카드 약 1000억원의 수익이 각각 감소하게 된다.

현재 카드사들은 결제 건당 100원 안팎의 수수료를 밴사에 지불하고 있다. 특히, 최근 카드거래 보편화로 소액다건화가 늘면서 기존 건당 지불하던 정액제가 부담이 된다며, 결제금액에 비례하는 정률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밴협회에 따르면 카드업체가 밴사에 주는 수수료는 연간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정률제로 개편해 수수료를 최대 30% 낮춘다면 카드사는 연간 약 36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공격적인 할부금융업 진출로 약 4조원에 달하던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시장을 일부 확보한다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발생하는 수익 감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밴사와 캐피탈사들은 카드사가 부담을 다른 곳에 떠넘기려 한다는 주장이다. 밴업계 관계자는 "정률제로 변경해도 통신비 등은 동일한 데 당장 내년부터 밴 수수료를 30% 인하하라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시간을 두고 인하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이 할부금융업 확대를 위해 캐피탈 경력사원을 채용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업무 노하우를 가진 경력사원 확보는 장기적으로 캐피탈사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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