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1160원대 진입 가시권…급등 부담 상존
[주간환율전망] 1160원대 진입 가시권…급등 부담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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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미국의 10월 고용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면서 미 연준(Fed·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격히 대두됐다. 이에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주춤했던 미 통화정책 정상화 관련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재차 힘을 받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새 15원 급등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미 금리 인상 경계감을 반영하면서 1160원선 진입을 시도할 전망이다. 역외의 공격적인 달러화 매수세와 외국인의 증시 '팔자'가 가시화 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날 급등에 따른 부담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으로 1170원선을 뛰어넘는 공격적인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란 관측도 상존한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6원 오른 1153.5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15.3원 오른 1157.2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8일(1159.0원, 종가기준) 이후 최고치다. KEB하나은행 고시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마감시각 100엔당 938.58원을 나타내 전거래일 같은시각 (937.37원) 대비 소폭 올랐다.

지난 6일 서울장 마감 이후 발표된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는 전월대비 27만1000명 증가해 예상치(18만명)을 크게 상회했다. 실업률은 5.0%로 지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시간당 임금도 전년동월대비 2.5% 상승하는 등 고용시장 여건 개선세가 확인됐다. 고용 서프라이즈로 미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이 확실시됐다는 판단이 확산되면서 미 달러인덱스는 99.34까지 급등해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증시 불안이 안정된 가운데 미국 비농업 고용자수 뿐만 아니라 임금상승률이 큰 폭으로 개선된 만큼 연준이 12월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고 향후 점진적인 속도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 금융시장이 또 다시 패닉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서울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53.5원에서 급등 출발한 뒤 오전중 1155원 부근에서 저항을 받으면서 오전 11시 2분 1151.3원에서 저점을 찍었다. 오후 들어 점차 레벨을 높인 원·달러 환율은 1155원선에 진입한 뒤 한 차례 더 레벨을 높이면서 마감 직전 1157.8원에서 고점을 찍은 뒤 1157.2원선에서 마감됐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12% 하락 출발해 0.75% 내린 2025.70포인트에 마감됐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현물을 53억원 순매수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2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 여부 결정과 그에 앞서 한 차례 남아있는 11월 고용지표를 대기하면서 1160원 중반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달러화는 오는 12일(현지시간) 미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과 13일 미 10월 소매판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등을 통해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확신을 가감할 전망이다. 12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추가 부양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오는 11일 발언도 주목된다. 오는 12일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경우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해 환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윤 연구원은 "고용 서프라이즈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1160원선 진입 트라이가 유효한 상황"이라며 "다만, 1150원대 후반이 7월 말부터 10월 초에 유지했던 레벨의 하단으로 의미가 있는 만큼 향후 발표될 주요 지표들에 따라 차익 실현이 나올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급하게 올라온 만큼 현 수준에서의 매매 공방이 중요하다"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1160원선 안착시도 하면서 1170원선 진입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향후 원·달러 환율 상승폭과 속도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은 이날 장 후반 가시화된 역외 매수세 유입과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 가능성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 금리 인상 이슈와 맞물린 금융시장 불안에 차별적 펀더멘털을 반영하면서 역외 매수세 유입이 활발해져 1200원선을 돌파하는 등 주요 통화대비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160원대 초중반을 넘어 1170원에 근접하는 상승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일단 역외 매수세가 어느 정도 나올지 관건이지만, 이날 장에서는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다. 향후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주 강달러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상승 압력이 지속되겠으나, 네고 물량이 출회될 수 있고 외국인도 장중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움직임이 없어 상승세는 제한될 것으로 본다"며 주간레인지를 1145~1165원선으로 제시했다.

다만, 현 수준이 12월 금리 인상을 반영하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인 만큼 주 후반에는 상승세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안예하 KR선물 연구원은 "금리 인상 이슈로 달러화가 많이 올랐으나, 향후 차익실현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급락한 유로화는 반발 상승세를 보일 수 있어 원·달러 환율이 주후반 상승폭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 경상수지 규모를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이 1130원~1180원 범위 내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수준이 금리 인상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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