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채용면접서 사상 검증?…사측 "오해"
아모레퍼시픽 채용면접서 사상 검증?…사측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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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최종면접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반 질문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아모레퍼시픽의 정규직전환형 인턴 최종면접시험에서 정치적 이념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찬반논란이 거센 정치적 이슈를 통해 응시자들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영업관리직무 2차 면접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입장을 응시자들에게 물었다. 이 사실은 면접에 응시했던 A씨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면접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면접관은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님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면서 강한 의지를 표하신 국정교과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A씨는 솔직한 의견을 말해도 되는지 반문 후 "국정교과서는 사실상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 다양한 출판사의 역사책이 있었지만 역사흐름의 큰 줄기에 대한 서술은 거의 차이가 없다"며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해야하기 때문에, 그래야만 학생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차 답변이 끝나자 면접관은 재차 "그래서 국정교과서 찬성이에요, 반대에요?"라며 다그치듯 되물었다고 A씨는 전했다.
 
이에 A씨는 "국정교과서는 결정이 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어떠한 왜곡이나 미화가 없을 것이며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켜볼 문제"라며 "2017년 첫 출간되는 국정교과서가 올바르게 만들어질지 국민들이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후 면접은 종료됐다.

결국 지난달 30일 밤 11시 A씨는 아모레퍼시픽 측으로부터 탈락 소식을 전달받았다. A씨는 영업관리 직무를 수행하는데 국정교과서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면접과정에 있어 납득할 수 없는 질문을 받았고 그게 탈락의 주된 원인이 됐는지, 아니면 다른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탈락 사유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응시자의 답변에 따라서 당락이 결정된 것은 아니고 서류부터 2차 면접까지 누적된 종합평가의 결과였다"면서 "질문의 답변을 듣고자함이 아니라 응시자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대응하고 표현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문제였는데 면접관이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며 "여러명의 면접관이 질문을 그때그때 다르게 하는데 시의성에 맞추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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