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삼성 화학계열 인수…효자 노릇 할까
롯데케미칼, 삼성 화학계열 인수…효자 노릇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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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 차원"…전문가 평가는 엇갈려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롯데케미칼이 롯데-삼성그룹과의 화학 계열 '빅딜'로 경쟁이 치열한 범용제품을 넘어 정밀화학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시너지 효과에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일 롯데케미칼은 삼성정밀화학 주식 803만1190주를 4650억원에 현금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규모는 자기자본대비 7.19%에 해당하며 롯데케미칼의 취득 후 지분비율은 31.13%가 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원료의 수직계열화 및 정밀화학·스페셜티 제품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인수를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범용 제품에 집중돼 있던 기존 사업구조를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과 특수소재 등 화학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합성수지의 기초가 되는 원료 사업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하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납사를 분해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NCC(나프타분해설비) 중심의 석유화학회사다. 주요 제품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부타디엔, 벤젠 등 범용 수지다.

유가하락으로 NCC의 상대적 원가경쟁력이 강화되며 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2분기에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9조129억원, 영업이익 1조3023억원, 순이익 830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2%, 315%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케미칼은 원료 다변화 외에는 눈에 띨만한 신사업이 없었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범용 제품에 치우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며 "유가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신성장동력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삼성 화학 계열사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빅딜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며 "사업 방향성으로 보면 고부가 제품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인 EP(엔지니어링플라스틱), PC와 삼성정밀화학의 의약용 셀룰로오스 계열 사업 인수 시 제품 포트폴리오가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케미칼 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인수는 롯데케미칼의 그간 행보와 다소 차이가 있다"며 "국내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이 2차 전지, 정보전자소재, 태양광발전 등 비석유화학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때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부문에 더욱 집중하며 수익성과 내실을 다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조9000억원을 투자해 에탄 크래커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몇 달 만에 삼성 SDI의 케미칼 부문 인수를 통해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와 PS(폴리스티렌), PC(폴리카보네이트) 쪽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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