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호 농심 회장 "백산수, '한국판 에비앙'으로 키운다"
신춘호 농심 회장 "백산수, '한국판 에비앙'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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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신공장 본격 가동…연간 125만톤 생산

▲ 사진=농심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국내 시장에서 1등만을 고집해 온 농심이 이번엔 생수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프리미엄 생수브랜드인 '에비앙(프랑스)'은 물론 전세계 No.1 생수브랜드 자리에 백산수 이름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낸 것.

농심은 최근 백두산에서 '백산수' 신공장 준공식을 갖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백산수 사업에 돌입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백두산 천지 물을 세계 최첨단 설비로 담아낸 백산수를 글로벌 생수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에비앙, 피지워터 등 글로벌 생수업체에 보틀링(Bottling, 물을 병에 담는 과정) 설비를 공급한 독일의 '크로네스(Krones)'사는 물론 세계 유수의 기업의 설비로 백산수 제조 전 과정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신공장 준공으로 농심의 백산수 생산량은 연간 최대 100만톤에서 기존 공장 생산량인 25만톤까지 더해 총 125만톤으로 늘어났다. 국내 생수 제조업체 중 최대 물량이다. 실제 국내 1위 '제주삼다수'의 연간 생산량은 70만톤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백산수 신공장은 약 30만㎡의 부지에 공장동, 유틸리티동, 생활관 등 연면적 8만4000㎡ 규모로 건설됐다. 신공장 내 생산라인은 총 2개로, 0.5L와 2L 제품을 각각 생산할 수 있는 '전용라인'이다. 두 전용라인에서는 분당 약 1650병의 백산수를 생산할 수 있다.

더불어 농심은 향후 백산수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3개 생산라인을 추가할 수 있는 공간을 공장 내에 확보해 놓았다. 향후 5개 라인이 풀가동되면 연간 200만톤 이상을 생산, 에비앙의 생산능력(6000톤/일)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은 수원지인 백두산 내두천으로부터 자연 용출되는 원수(原水) 중 하루에만 최대 2만톤을 백산수 공장으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즉각적인 증설로 생산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농심은 백산수 물류에 철도망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로부터 백산수 신공장에서 인근 철도역까지의 1.7km 구간을 독점 확보했다. 외국 정부로부터 국가 기간망인 철도 운송권을 따낸 사례는 극히 드물다.

농심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철도망을 통해 백산수를 공장에서 인근 역까지 이동시키면, 나머지 구간은 중국의 철도망을 이용한다. 국내에 들어오는 백산수는 중국 대련항까지 약 1000km를 이틀간 달려 이후 배편으로 평택항과 부산항으로 운송된다.

아울러 농심은 백산수 사업 구상 때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했다. 농심은 14억명의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농심은 중국 내 불고 있는 프리미엄 생수시장의 성장에 주목했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는 "백산수, 농푸산췐(農夫山泉), 와하하(娃哈哈), 에비앙 등 천연광천수로 분류되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중국 내 성장률은 전체 생수시장 성장률을 앞선다"며 "이는 급격한 도시화로 수질 논란이 더해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건강한 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소득수준도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농심 백산수는 생수제품 최초로, 중국 중앙정부(기술감독국)으로부터 '생태원산지인증브랜드(chinese eco-origin product)'에 선정됐다. 농심은 수원지, 공장, 제품 등 전 분야에 걸친 엄격한 검사를 바탕으로 인증을 받았다. 또한 백산수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미국 FDA로부터 품질규격기준 적합 판정을 받아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농심은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백산수의 약 70% 정도를 중국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중국 내 영업?마케팅력을 총동원해 백산수를 향후 연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생수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중국 전역에 1000여 개의 '신라면' 영업망을 통해 초기 입점률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전략인 것이다.

농심은 세부적으로 중국 지역을 22개 시장으로 세분화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단계별로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1단계 공략지역으로 수원지 인근의 동북3성(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과 상해시, 청도시 3곳을 정해 영업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농심 박준 대표이사는 "농심이 지난 50년 동안 '면(麵)의 역사'를 써 왔다면 앞으로는 물의 신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백산수 신공장이 풀가동되고 중국 내 판매와 해외수출이 본궤도에 오르면 한국기업의 생수 브랜드가 세계적인 생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생수시장 규모(2014년 기준)는 약 23조원으로 지난해 한국(6000억원) 생수시장 규모의 38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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