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 기준금리 年1.50%로 넉달째 동결
한은, 10월 기준금리 年1.50%로 넉달째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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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1.50% 수준에서 운용하고 있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달에도 넉달째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 등 글로벌 경기 우려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가운데 내수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기대되고 있어 향후 추이를 관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5일 소공동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종전 1.50%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각각 25bp(0.25%p)씩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조정했고, 7월부터 이달까지는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6월부터 5달 연속 1.50%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은 본회의를 앞두고 굳은 표정으로 지표 자료 만을 응시하며 무거운 분위기를 내비쳤다. 이 총재와 정해방 위원, 문우식 위원, 장병화 부총재보는 보라색 계열의 넥타이를, 하성근 위원과 정순원 위원, 함준호 위원은 푸른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한은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초 국정감사 등 공개석상에서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한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도 "미국 금리 동결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력을 제공한다는 입장에는 견해를 달리한다"며 추가 인하가능성을 일축했다. 채권시장 전문가 85% 가량도 지난 13일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대외 리스크 확대가 꼽힌다. 연내로 예상됐던 미국 금리 인상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환율 변동성 확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우려에 따른 증시 불안 등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탓이다. 지난달까지 은행 가계대출이 월중 최대폭으로 급증하는 등 가계대출의 양적 증가세가 지속되는 점도 금리 조정의 부담으로 작용된다.

실제로 이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근거에 대해 "국내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증대된 점,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거시동향분석실장은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금리를 추가로 내려 현재 금리가 하한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경우 투자 자금이 일방향으로 쏠리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며 "가계부채 등 추가 인하의 부작용을 감안할 때 현재 상황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보수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일단은 연내에 금리가 1.50%의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내수 회복세에도 수출 지표가 부진을 지속하면서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여론도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한은에서는 부작용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경기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일단 1.50%의 금리 수준이 하한선이 아닌 만큼 추가 금리 인하 여력 자체는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현 금리 수준이 적정하다는 판단이지만, 경기 상황이 악화된다면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금리 인하)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신흥국 중 경제 펀더멘탈이 양호한 나라가 한국 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가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추가 금리 여론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는 연내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수 차례의 금리 인하 과정에서 한은이 동결에서 버티다가 인하하는 패턴을 겪은 만큼 시장에서도 추가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아예 놓지는 못한다"고 경계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경제전망을 내고 지난 7월 2.8%로 내다봤던 올해 경제성장률(GDP증가율) 전망치를 수정 발표한다. 오전 11시 20분 개최되는 이 총재의 브리핑을 통해 수정치가 선공개된 뒤 오후 1시 30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주요 민간경제연구소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선으로 제시했으나, 이 총재가 "최근 경기 상황이 당초 성장률 전망치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만큼 하향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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