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옥석가리기…새주인 찾는 건설사들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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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건설 등 시장회복세 불구 잇단 유찰
남광토건·동부건설 등 경영정상화 '파란불'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한 차례 유찰됐던 극동건설이 또 다시 매각에 실패했다. 반면, 지난해 두차례 매각에 실패했던 남광토건은 지난달 세운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새주인 찾기에 성공한 모습이다. 쏟아지는 건설사 M&A 매물에 시장도 경쟁력과 인지도에 따라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M&A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극동건설을 비롯, 동부건설, STX건설, 성우종합건설 등 5~6곳이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10여개의 건설사가 잠재적인 M&A 매물로 꼽히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극동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진행한 극동건설 본입찰 마감 결과 유효 입찰자가 없다고 판단, 최종 유찰키로 결정했다. 지난 8월24일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 당시 시행사와 시공사 등 총 6개사가 참여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본입찰 참여기업들의 제시가가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을 충족하지 못해 인수 의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극동건설 매각은 지난 7월에도 추진됐지만 보증금 미납 등의 이유로 유찰됐다. 극동건설은 2007년 8월 웅진홀딩스에 인수됐지만 2012년 10월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8월 회생절차를 졸업한 뒤 지금까지 두차례 매각을 진행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채권단은 다음 재입찰 역시 이번과 동일 조건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8월 실시된 성우종합건설 본입찰의 경우 한곳의 디벨로퍼만 참여했고 그나마 입찰 부적격 판정을 받아 입찰이 무효가 됐다. 현재 성우종합건설은 재매각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다.

반면, 남광토건은 본입찰 결과 사모펀드를 비롯해 총 3곳이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삼일회계법인과 채권단은 세운건설 컨소시엄을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남광토건은 지난해 5월과 9월 두 차례 시장에 나와 매각에 실패한 바 있으나 올해 1월16일에 변경 회생계획 인가로 현금변제금액을 약 4000억원에서 800억원대로 낮춰 결국 매각 성사를 이뤄냈다.

올해 하반기 M&A 대열에 합류한 동부건설 역시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주간사인 NH투자증권은 건설 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동부건설 인수전에 KTB PE, 삼라마이더스(SM)그룹, 건설사로 알려진 중국계 전략적 투자자(SI), 중동계 재무적 투자자(FI) 등 총 4곳을 숏리스트로 선정했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 본입찰을 실시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STX건설의 경우 지난달 초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이번달 중순 경 매각공고를 내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매각 흥행의 성패가 나뉘고 있는 것은 잠재적 인수후보자들이 옥석가리기에 나서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주택경기가 회복되긴 했지만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내실 있는 건설사를 찾는 것이다.

실제로 극동건설 인수 후보자들은 표면적으로 자금 여력과 인수 의지 부족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상은 1300억원에 달하는 회생채권 규모가 너무 크고 실적 또한 좋지 않아 발을 뺀 것으로 분석된다.

성우종합건설도 한때 4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개발 사업 시행사의 빚을 보증했다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후 신규 수주와 매출 감소로 지난해 1000억원 가량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상황은 좋지 않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택경기가 살아나긴 했지만 향후 시장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으로 인수자들이 M&A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기업의 재무재표나 특색 있는 경쟁력을 갖췄는지에 따라 매각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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