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부풀려 반값할인…코리아블프 꼼수 '천태만상'
정가 부풀려 반값할인…코리아블프 꼼수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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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부풀리기 등 '꼼수' 할인 행사 사례. (자료=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오영식 의원 "정기세일 불과…졸속추진이 원인"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할인 행사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졸속추진으로 인해 제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가격을 부풀린 후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여러 꼼수 사례가 도마 위에 올랐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 새정치민주엽합 의원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내수경기 회복과 소비 활성화 유도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에 걸쳐 진행되는 대규모 할인 행사다. 정부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으며 백화점,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의 전국 2만6000여개 점포와, 200여곳의 전통시장이 참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존 12월부터 2월사이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던 '그랜드 코리아 세일'을 메르스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로 변경했다. 여기서 추석연휴가 끝나는 10월 1일부터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까지 포함하는 할인 행사를 집행하기 위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기획하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행사 준비는 8월 중순부터 시작됐으며 약 6차례의 회의만을 거치고 탄생하게 됐다. 전국 2만6000여개의 점포가 동시다발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데 걸린 준비 기간은 한달 반 정도인 것이다.

오 의원은 이러한 졸속추진으로 인해 대대적인 홍보 내용과 다른 '꼼수' 상품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반값', '최대 50~70% 할인' 등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미끼상품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을 정기세일 수준의 할인이 대부분이거나 정가를 부풀린 후 할인을 적용한 사례로 밝혀졌다.

실제로 A사는 172만원짜리 TV를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로 약 97만원(할인율 43%)에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동일 제품이 정가 83만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쿠폰할인을 적용하면 78만원에도 구입할 수 있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해외 인터넷쇼핑몰의 판매가는 347.99달러로 약 41만원에 불과했다.

또 B사의 정가 319만원 냉장고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가 259만원(할인율 18.8%)에 팔리고 있지만, 이 제품의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는 216만3340원이었다.
 
이처럼 황당한 할인행사는 고가의 가전제품 뿐만이 아니었다. 1290원의 초코과자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맞아 12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과대홍보한 것과 달리 90원만 할인된 것이다.

이외에도 모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등산화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20%쿠폰이 발행되자 제품의 기본 가격이 상승해 오히려 원가보다 비싸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가을·겨울 신제품이 막 출시되는 이시기에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싶어하는 브랜드는 없을 것"이라면서 "백화점이나 마트내에 입점해 있는 매장은 재고 상품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 외 직영점이나 대리점들은 가급적 제 가격에 제품을 팔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해의 4분기가 막 시작되는 시점에서 재고상품을 헐값에 판매한다면 정작 연말에 판매해야할 제품 가격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 1500만원의 운영비용이 투자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공식 홈페이지. (사진=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공식홈페이지 메인화면)

한편 오 의원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홍보하기 위해 개설된 사이트의 구축비용도 과도하게 지불됐다고 지적했다. 홍보 홈페이지는 단순한 구조로 돼있고 운영기간도 2주에 불과한데 운영비용은 1500만원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홈페이지에서 행사에 참여중인 전통시장의 할인 내역이나 홍보 이벤트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3단계를 거쳐 파일을 다운받은 후에야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안내가 취약하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행사참여 주체들에게 참여 신청 요청서를 일주일 전에 발송하는 등 준비과정이 졸속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며 "가을정기세일 정도 수준의 행사를 마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규모로 과도하게 홍보한 산업부의 탁상행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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