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노선' 현대重 노조, 임협타결 '오리무중'
'강경 노선' 현대重 노조, 임협타결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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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국내 조선 빅3 중 현대중공업 노사만 여전히 임금협상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조 측이 강경 노선 수위를 높이면서 노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현대중공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매도가능 금융자산 규모는 4조5226억원에 달한다"며 "이 중 현대오일뱅크 주식가치(장부가액)가 2조9547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영업과 무관한 자산이며 매각가능한 부동산 자산만도 5797억원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계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매각 가능한 상장주식이나 부동산을 내다 팔면 494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했다"며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임금인상을 들어주고도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등을 처분해 노조원들의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또 노조는 현대중공업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서도 "AA+에서 한 등급 하락한 AA 신용등급은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매우 높지만, AAA등급에 비해 다소 낮은 요소가 있다'는 것으로, 이는 회사가 재무적 곤경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등급이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앞서 임금협상에서 임금 12만7569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수익성 악화로 임금동결을 제시한 상태다. 특히 조선경기 불황과 함께 조선·해양플랜트 건조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 헤비테일로 바뀌면서 차입금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59억원, 올 상반기 3634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달 24일 현대자동차 지분 316만여주를 매각해 약 5000억원을 확보했다. 또 같은달 23일에는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이 포스코 지분을 전량 처분해 약 2262억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임상을 고수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오는 18∼26일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 노조 간부를 파견,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압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지난 8월 첫 파업을 시작으로 추석 전까지 총 4번의 부분파업을 벌였고,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지난 1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의 이같은 강경 노선은 동종업계 노조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9일 사상 첫 조선 노조연대 공동파업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참여한 가운데,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파업에 불참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조합원 7000여명 가운데 참여인원은 200여명에 불과했다. 한진중공업, 성동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중형 조선사들도 불참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8일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투쟁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악의 경영난이지만 당선을 위해 성과를 보여야 하는 만큼 회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13일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안 사거리에서 중앙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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