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유통업계 "글쎄"
내달 1일부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유통업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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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세일행사와 차별점 없어"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올해부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로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시즌)를 겨냥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백화점(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AK플라자),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 등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전국 200여개 전통시장과 16개 온라인 쇼핑몰 등 약 2만7000여 개 점포가 참여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추진한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셈이다.

각 유통업체별로는 최대 50~70% 할인을 제공하고, 경품행사 및 사은품 확대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등 기존 세일행사와는 차별화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행사에 참여하는 전통시장에는 홍보, 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해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행사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관계부처 및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연례행사로 정례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번에 추진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정작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가 기존 세일행사 기간과 맞물리면서 프로모션 내용에 거의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고지를 한 것 자체도 지난주여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준비할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사실 기존에 하던 할인행사를 진행하는데 이름만 갖다붙인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행사 품목이 증가하는 수준이고 원래 하던 할인행사로 갈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백화점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가을 정기 세일 기간과 맞물리면서 추가적으로 사은품을 확대하거나 요우커 등 외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데 그친다. 특히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경우 기존에 운영하던 할인행사와 동일한 프로모션이 이어진다.

이마트는 아직 품목이나 할인율 등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고, 홈플러스는 △인기 생필품 최대 반값 △냉장고·TV·김치냉장고 최대 40% 할인 △나들이·집단장 최대 50% 할인 △F2F 가을의류 최대 50% 할인 △세계맥주 페스티벌 등을 벌인다. 롯데마트는 △롯데마트몰 1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인기 생필품(삼겹살·계란·세제 등) 최대 50% 할인 △신선식품/가공식품/생활용품/ 완구 등 40여 품목 반값 △타임세일(오전 9시/ 오후2시) 등을 진행한다.

편의점도 1+1과 2+1 등 기존에 운영하던 할인행사를 동일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품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기존 세일행사와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 굳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명칭을 붙일 필요가 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기존에 하던 세일행사와 차별화 된 것으로 알고있다"며 "예전과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본래의 의미 도달까지는 못하더라도 백화점 뿐 아니라 다양한 유통업체들의 소비심리가 확산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쪽은 인터내셔널하고의 관계가 있어 온라인 역직구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품질력있는 상품을 대폭 할인하는 개념도 아니고 아직 우리나라 정서에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얼만큼 빠르게 정착될지도 미지수"라며 "앞으로 흐름을 지켜봐야겠지만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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