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수성' vs 신세계의 '공성'…면세점 승자는?
롯데의 '수성' vs 신세계의 '공성'…면세점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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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면세점 소공점. (사진=롯데면세점)

하반기 면세점 특허권 쟁탈전 4파전 가닥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방한 관광객의 집성지인 '명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소공점 등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의 특허권을 놓고 4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특허권이 만료되는 시내면세점은 서울 3곳 부산 1곳이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소공점(만료일 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이며 부산은 해운대에 위치한 신세계 조선호텔면세점(12월15일) 등이다.

관세청은 오는 25일까지 4개 시내면세점에 대한 특허권 입찰 접수를 받는다. 규정상 신청서류를 접수받은 관할세관은 8일 이내 관세청에 접수보고를 해야 하고 이후 60일 이내 특허 심사를 진행, 심사 이후 10일 이내 특허 승인을 해야 한다. 입찰 서류 접수부터 총 78일이 걸린다.

입찰 공고를 낼 당시 관세청은 11월 중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지난 7월에 진행된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 심사 과정에서의 정보유출 의혹이 제기되면서 12월 초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사활을 걸고 특허권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공점의 경우 세계 1위 면세점으로 지난해 매출액 1조97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서울 시내면세점 6곳의 매출액인 4조3502원의 절반(45.4%) 가까이 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의 사업 전초기지인 만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징적인 장소다.

지난 7월에 진행됐던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권 입찰전과 달리 롯데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향후 5년간 외국인 관광객 1300만명을 유치해 총 29조원의 외화 수입을 하겠다고 피력했다.

특히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면서 1개 사업장만을 방어할 수 있을 거란 업계의 전망을 일축하듯 강남과 강북을 잇는 '시티투어버스'를 별도로 운영해 문화관광벨트를 형성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또 석촌호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미국 라스베가스 '벨라지오'와 같은 하모니 분수를 조성, 관광명소로 개발하겠다는 사업도 제안했다. 롯데는 이미 지난해 10월 러버덕 띄우기에 이어 올해 1600마리의 판다 등 석촌호수를 관광 명소로 개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 소공점은 세계 최고의 면세점이란 명성을 유지하고, 잠실 월드타워점은 차세대 면세사업의 미래로 제시한다"며 "현재 롯데면세점이 취급하고 있는 912개 브랜드, 23만개 상품 등의 경쟁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역시 올해 1000억원을 투자해 워커힐면세점 내부를 대폭 리뉴얼하는 등 적극적인 방어전에 나선 상태다. 지난 7월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경쟁 당시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던 만큼 이번 입찰에서도 그룹사 전체가 총공세에 나선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필사적인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신세계디에프를 내세워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재도전 한다. 신세계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7월 시내면세점 입찰 당시 제안했던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을 후보지로 지목했다.

▲ 동대문 소재의 두산타워. (사진=두산그룹)

업계는 신세계가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특허권 쟁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심사에서 관세청이 지역안배론을 중요시 여긴 것을 감안했을 때 소공점과 인접해있는 본점을 선택한 것은 명백한 '도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번 입찰은 특허권 마다 개별로 신청 할 수 있기 때문에 면세사업 진출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3곳 모두 신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두산그룹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두산은 동대문 소재의 두산타워에 면세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움직임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교통난과 관광버스 주차문제, 면세점 규모 등의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에서 소극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다만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와 상생 업무협약(MOU)을 맺고, 주변 상인들에게 면세점 입점 동의서를 받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생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찾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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