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대기업·제조업 매출, 12년來 최대폭 감소
2분기 대기업·제조업 매출, 12년來 최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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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올 2분기 우리기업의 매출 수준이 전분기에 이어 감소세를 거듭했다. 특히 수출 중심의 대기업, 제조업의 매출액은 12년여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업종 중에서는 조선업의 부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 및 내수 물가까지 하락하면서 매출액은 줄고 수익성은 다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금융감독원 지정 외부감사대상법인 1만6281개 중 3065개 업체를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2분기 법인기업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했다.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전분기(4.6%)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된 것이다. 매출액은 기업의 경영 규모와 동시의 미래수익창출능력, 즉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 자료=한국은행

◇원자재價 하락이 매출 끌어내려…유가 영향 덜한 조선·전기전자도 부진

지난해까지 주권상장법인 및 비상장 주요기업(1700개) 만을 표본으로 했던 기업경영분석 통계는 올해부터 외감대상 1만6000개로 확대됐다. 중소기업의 포함 범위도 상장기업 기준 3% 남짓에서 외감대상 34.2%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2003년 편제 이후의 통계와 올해 통계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확대된 중소기업 부문의 매출액증가율은 2분기에도 견조한 수준(2.0%)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기업 매출의 감소 양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기업 매출액이 줄어든 데는 가격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국제유가나 철광석 등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물가가 전년동기대비 15.2% 급락하고 수출 및 생산자 물가도 각각 3.6%, 3.9%씩 떨어졌다"며 "수출 위주의 대기업, 제조업 뿐만 아니라 내수기업까지 매출이 줄어드는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제조업(-1.3%)보다는 제조업(-6.3%)이, 중소기업(2.0%)보다는 대기업(-5.7%)이 매출 타격을 크게 입었다.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 2003년 3분기(-6.3%)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제조업의 경우 편제(2003%)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업종별로 봐도 석유화학(-15.9%), 금속제품(-6.6%), 전기가스(-11.4%) 업종의 매출액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유가 영향이 크지 않은 업종 중에서도 기계·전기전자(-3.6%)는 전분기(-4.0%)에 이어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운송장비는 전분기 5.2% 증가에서 2분기 3.7% 감소세로 돌아섰다. 박성빈 팀장은 "엔저와 중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액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며 "자동차 업종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종이 해양플랜트 사업 관련해 크게 타격을 입으면서 운송장비 부문의 매출액이 감소 전환했다"고 부연했다.

◇원료비 하락에 수익성 개선, 부채 상환능력도 향상

원자재 가격 하락이 수익성 창출과 채무상환능력 개선에는 다소 도움이 됐다. 법인기업의 2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6%로 전년동기(4.8%) 대비 크게 개선됐다. 제조업은 석유화학과 비금속광물을 중심으로 소폭(0.2%p) 개선된 5.6%,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와 주택경기 호전 효과를 입은 건설 등을 중심으로 1.8%p 가량 향상된 5.6%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의 경우 지난해 2분기 이익률 2.6% 수준에서 올 2분기 8.7%로 크게 개선됐고, 비금속 광물은 10.5%에서 10.7% 다소 나아졌다. 금속제품도 5.7%에서 6.7%로 1%p 가량 개선됐다. 건설업종의 이익률은 전년동기 3.5%에서 올 2분기 6.3%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운송장비의 경우 1분기 3.4% 에서 2분기 -2.6%로 돌아섰다.

박 팀장은 "1분기 배럴당 5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가 2분기 60달러 가량으로 상승하면서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했고, 정제마진도 강세를 나타냈다"며 "주택경기 여건 개선과 금리 인하, 기성여건 등으로 건설업 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업은 해양 부문에서의 대규모 손실 영향으로 매출액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악화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원화 약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발생으로 지난해 2분기 4.6%에서 올 2분기 4.8%로 개선세가 크게 축소됐다. 4.4%에서 4.6%로 다소 늘었지만, 중소기업은 5.8%에서 5.2%로 오히려 악화됐다.

영업이익을 통해 부채에 대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 수준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금리 인하 효과와 이익률 증대 효과가 함께 작용하면서 지난해 2분기 356.23%에서 올 2분기 426.43%로 크게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전 산업에서 개선추세를 보이면서 전분기 105.7%에서 올 2분기 104.2%로 1.5%p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건설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은 전분기대비 6.2%p나 급등한 201.7%로 크게 악화됐다. 운송장비는 3.9%p 늘어난 139.0%로 나타났다.  박 팀장은 "건설업의 부채액 자체는 안정된 상태인데 사업 확장 과정에서 매입채무와 선수금 등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차입금의존도는 전분기 26.3%에서 25.9%로 다소 낮아진 만큼 재무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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