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유가하락에 드릴쉽 수주 지연·취소 '울상'
조선업계, 유가하락에 드릴쉽 수주 지연·취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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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올해만 드릴쉽 6척 미뤄져…현대삼호重 등 계약 취소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선주사들의 해양 플랜트 인도 연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드릴쉽 인도가 갈수록 험난해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드릴쉽 1척의 인도시기를 오는 12월에서 2017년 6월로 연기했다. 선주사의 인도 연기 요청에 따른 것이다.

선주사는 인도를 늦추는 대신 선가를 약 1000억원 올려주기로 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영국 시추업체 시드릴로부터 수주한 드릴쉽 2기의 인도를 오는 11월에서 2017년 3월로 연기했다. 수주 규모는 1조1600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은 이 같은 방식으로 올 들어 시추장비 6척의 인도시점을 미뤘다.

현대삼호중공업도 2012년 시드릴로부터 약 6700억원에 수주한 심해용 반잠수식 시추선에 대한 계약 취소를 지난 15일 통보받았다. 시드릴은 1760억원에 이르는 선수금과 이자를 돌려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19일 7034억원 규모의 드릴쉽에 대한 건조 계약을 해지했다. 선주사가 인도를 앞둔 시점까지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음에 따른 조치다.

이처럼 최근 선주사가 해양 시추장비 인도를 지연시키거나 취소하는 것은 국제유가 하락세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해양 시추설비는 해상 유전 확보의 초기 단계인 탐사 및 개발에 적용된다. 유가 하락 시에는 신규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감소해 인도 지연이나 취소 가능성이 생산설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드릴쉽 용선료도 2012~13년 60만달러에 달했지만 지금(7월 기준)은 30만달러대로 반토막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사에서 건조 예정인 해양 시추설비 중 약 46%는 발주처가 용선 계약을 확보하지 못한 투기성 발주다"며 "유전 개발에 대한 투자 감소로 시추설비 공급 과잉과 용선료 수익 축소에 따른 부담이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인도 지연에 따른 국내 조선사들의 해양 플랜트 수주잔고 규모도 상당하다.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수주잔고는 240억달러(해양 플랜트 수주잔고 비중 67%), 대우조선해양 210억달러(46%), 현대중공업 210억달러(53%)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원유 시추 수요가 줄어 설비를 사려는 선주사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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