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노사갈등 봉합국면…현대重 나홀로 파행?
조선업 노사갈등 봉합국면…현대重 나홀로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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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대우조선 등 임금협상 막바지…현대重 벼랑끝 대치

▲ 그래픽 = 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임금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등 사상 최악의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 내부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다만 빅3 가운데 하나인 현대중공업 노조는 또다시 파업을 강행하는 등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조선업종 노조연대와 함께 울산 태화강 둔치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난 9일에 이어 2차 공동파업이다. 당초 참가 의사를 밝혔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연대회의 소속 18개 노조는 이날 불참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이미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었고, 대우조선 노조도 파업에 소극적이어서 공동파업의 취지가 크게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조선 빅3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올 상반기 이후 조직 개편 및 임원 감축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조선사 노조들은 공동파업을 예고하며 집단대응에 나설 태세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각 사별로 협상 진척에 차이를 보였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빅3 중 유일하게 공동파업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임단협도 가장 먼저 마무리 지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0일 노동자협의회와 임금협상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70.3% 찬성률로 최종 가결되며 협상을 완료했다.

협상안 내용은 △기본급 0.5% 인상 △10% 리드타임 감소 격려금 250만원 △임금 타결금 150만원 △설·추석 귀향비 각각 30만원 △노사화합과 위기극복 실천 격려금 50만원 등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경영위기를 극복하려면 노사안정이 필수라는 공감대를 갖고 상호 조금씩 양보해 합의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삼성중공업은 자산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5일 '제12회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경기 화성사업장 건물 및 부지와 함께 충남 당진 철구공장부지 등을 올해 안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각이 성사되면 4000억~5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아울러 업계에서 흘러나오는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추진설도 갈등 봉합의 또 다른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강경노선을 타는 듯 했던 대우조선 노조 역시 사측과의 협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현대중공업과 벌인 공동 파업에 대우조선 조합원은 7000여명 중 200~300여명만이 참여했다. 조선소도 정상 가동 됐다. 대우조선 노조는 회사에 공문을 보내 위기극복을 위한 토론회 개최와 위기극복 프로그램 운영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노사가 추석전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어 공동파업 참가율이 저조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경우 벼랑끝 노사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조선사 노조 공동파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부분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6일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사업부별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지난달 26일과 4일, 9일에 이어 4번째다. 노조는 더 나아가 오는 18~24일 스위스 취리히로 노조간부를 파견해 국제축구연맹 회장에 출마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낙마운동을 벌이기로 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임금 동결을 주장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공동파업의 동력이 상실된 만큼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강경노선을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대형 조선사뿐만 아니라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중소형 조선사들도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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