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잇단 결의대회…위기 속 내부단속
조선 빅3, 잇단 결의대회…위기 속 내부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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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유례없는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잇따라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경영쇄신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사장, 강환구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비롯해 현대중공업그룹 임원 200여명은 지난 15일 경주 남산을 등산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번 행사는 최길선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이 휴가기간 동안 해외 공사현장과 지사·법인 등을 돌아보고 해외 주요 고객들을 만나 파악한 대외 여건과 회사의 경영 상황을 공유하고, 하반기 새로운 출발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은 "세계 경제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가 급락과 환율 급변 등 불투명한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회사의 상황이 어렵지만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전 임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견인차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 구축 등 조직 개편과 인력 효율화 등을 추진한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상반기 임원 인사를 통해 40대 임원을 대거 선임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의 노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해양플랜트 사업의 대규모 손실로 올해 2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삼성중공업도 지난 13일 거제 조선소에서 박대영 사장 등 임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 워크숍을 열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영업·설계·생산 등 부문별 정상화 대책 발표하고 토의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주요 프로젝트의 공정을 준수하기 위한 공법 개선 방안, 적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수주 전략, 원가 절감 방안 등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이후 임원 수를 감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유사 기능을 통폐합하는 등 조직을 개편하며 비효율 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분기 3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10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리더(부서장)급 이상 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설명회를 개최했다.

정성립 사장은 조선·해양과 무관한 자회사는 모두 정리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본사 사옥을 포함한 비핵심 자산도 모두 매각한다. 서울 마곡지구에 건립 중인 연구단지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이와함께 조직슬림화 및 자원 재배치를 통해 인력 구조조정도 신속히 추진한다. 지난 6월1일부로 회사 원칙을 바로 세운다는 차원에서 퇴직한 임원을 포함하면 약 30%의 임원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고재호 전 사장을 비롯한 본사 고문 및 임원 8명, 자회사 대표 및 고문 5명이 경영 부실의 책임을 지고 17일자로 물러났다.

또 조직 슬림화, 자원 재배치 등을 통해 질적구조조정을 내달 1일까지 모두 끝마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부문, 팀, 그룹 숫자가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부장 이상 고직급자를 대상으로 인적쇄신도 함께 병행한다. 이달 내로 충분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대상자를 선정하고 9월말까지 절차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현재 목표는 생산성은 최대로 끌어 올리고 고정비를 최소한도로 줄여 현재 상황을 최대한 빨리 타개해 우리의 자존심을 되찾는 것"이라며 "이번 자구 노력으로 피해를 보는 임직원이 있겠지만 후배를 위해 내 자신을 희생한다는 대승적인 자세를 가져주실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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