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불구 전세난·저금리에 주택가격·거래량 '高高'
비수기 불구 전세난·저금리에 주택가격·거래량 '高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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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름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택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전세난에 저금리 기조로 주택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올해 7월 말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3.3㎡당 1656만원에서 1713만원으로 약 3.44% 상승했다. 2009년 같은 기간 4.26%(1736만→1810만원)의 상승률을 보인 이래 5년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지난해 상승률(0.99%)과 비교해서도 상승폭이 커 서울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주택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7월 전국 주택거래량이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은 1만621건으로 전년동월대비 101.3% 늘었다.

구매심리도 크게 살아나는 모습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6월 수도권 부동산 소비심리지수 조사에 의하면 125.6p다. 특히 서울은 129.7p로, 경기(123.8p)나 인천(123.4p)보다 높았다.

업계에서는 서울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원인으로 전세난을 꼽았다. 전세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아지자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전세난, 저금리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실수요자의 매매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젊은 층이 전세난을 피해 자금 부담이 적은 소형아파트를 구매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년 전 대비(2013년 7월~2015년 7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11.25%p(56.02%→67.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은 8.92%p(61.80%→70.7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다.

특히 개별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시장의 특성상 금액으로는 더욱 차이가 난다. 2년 전과 비교해 전국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4027만원(1억6968만→2억995만원)이 올랐지만, 서울은 2억9198만원에서 3억7263만원으로 8065만원이 뛰었다.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7월 서울에서는 3개 단지가 분양해 2개 단지는 1순위 마감, 1개 단지는 순위 내 마감됐다. 총 466가구가 일반공급됐지만, 1순위 청약자는 5008명에 달해 평균적으로 10.7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4.75대 1(2만354가구, 9만6620명 신청)에 그쳤다.

이르면 올해 말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구매심리가 살아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오르기 전에 집을 사두자는 수요가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내년부터 이자 상환을 일정기간 유예하는 '거치식 대출'을 줄이고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분할상환 대출'로 유도키로 한 것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대출 규제가 내년부터 강화되는 만큼 서둘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 때문에 하반기에도 주택 거래가 현재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내년에는 대출 규제 대책이 실행되고 금리까지 인상되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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