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산성앨엔에스 주가하락은 과도?
[마켓인사이드] 산성앨엔에스 주가하락은 과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르스 여파로 기대이하 실적…"판관비 급증이 더 타격"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 골판지 제조업체였던 산성앨엔에스는 지난 2011년 마스크팩 회사인 리더스코스메틱과 합병하면서 화장품 업계에 진출해 기업가치가 크게 증대됐다. 연초 2~3만원대 하던 주가는 4개월 만에 10만원대를 넘어서면서 330% 넘는 급등세를 보이는 등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8위 자리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메르스 여파로 그간 화장품업종 지수를 이끌었던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자 산성앨엔에스 역시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 두 달간 주가는 38.4%의 하락, 시총 역시 17위까지 미끄러졌다.

특히 산성앨엔에스가 최근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실적을 내놓자 시장에서는 메르스 여파가 여실히 반영된 결과라 평가했다. 다만, 회사 자체의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최근 주가하락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성앨엔에스는 전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액이 528억원,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4%, 81.3%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액 548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각각 4%, 25% 밑도는 수치다.

시장에서는 산성앨엔에스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워낙 잘 나왔기 때문에 당초 기대치가 큰 만큼 이번 2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1분기 매출액은 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1060.8%나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산성앨엔에스의 코스메슈티컬 컨셉 마스크팩이 기능적인 효과성을 바탕으로 장당 고가격대에 형성돼 있는 데다, 면세점 채널의 고성장과 더불어 중국 B2C 직영몰(JUMEI, JD.COM)을 통한 특판 온라인 매출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 중 마스크팩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산성앨엔에스의 높은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왔다.

하지만 상반기에 국내 메르스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든 데다, 한국 화장품기업의 주요 유통 경로인 '따이공'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등으로 실적 우려감이 제기되자 주가는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였다.

일단 증권가에선 산성앨엔에스의 2분기 실적을 두고 메르스 여파를 여실히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성장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은 메르스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을 받아, 6월 면세점 매출액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것"이라며 "또 5월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가 강화되면서 소규모 벤더들을 정리하고 채널 재정비 작업이 이뤄지면서 대리상 매출 또한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회사 측의 경우에는 메르스 여파보단 그간의 기업가치 증대로 인한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지출 등 판매관리비가 급증했기 때문에 이번 2분기 실적에 더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산성앨엔에스 관계자는 "그간의 메르스 여파로 이번 실적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수치를 잡는 건 사실상 무리가 있다"며 "일단 회사 내부에서는 메르스에 대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일부 인정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번에 판관비가 전반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하나대투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인건비(40억원)와 광고선전비(20억원)와 더불어 지난 3월에 행사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로 인한 주식보상비(9억원) 등의 증가로 판관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판관비는 약 1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8% 증가했다.

최근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 등까지 겹치면서 일각에선 산성앨엔에스의 주가 향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가 엿보이지만 이에 대한 과도한 해석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도 산성앨엔에스의 중장기 성장 여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또 최근에는 중국 오프라인 유통망 입점 계약 완료 등으로 인한 채널 다변화로 그간 주가를 짓눌렀던 '따이공' 규제 이슈에서도 풀렸기 때문에 앞으로 상승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오프라인 진출(샤샤, 왓슨스 드럭스토어 및 할인점, 편의점 등)에 따른 채널 다변화와 미국(멀티샵 얼타 및 세포라 온라인몰) 및 유럽(드럭스토어 등) 지역에서의 수출 확대, 그리고 해외 면세(동남아 및 중국 현지) 입점이 진행되면서 고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차별적인 에센스 기술력과 원재료 소싱 능력에 기반한 높은 제품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화장품 마스크팩 시장 고성장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지난 4월에 인수한 안성시 공장 증설 효과로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하다"고 내다봤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