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대우조선해양 사태, 현대重 사례보다 심각"
삼성證 "대우조선해양 사태, 현대重 사례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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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전반에 신뢰도 의문 제기"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삼성증권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3조원대 규모의 손실을 내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던 사례와는 다르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이번 2조원대 손실로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은 데다, 최근 유력시 되고 있는 유상증자 지원설이 현실화된다면 주주가치까지 희석될 우려가 있어 과거 현대중공업의 사례보다 더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5만500원에서 86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단기 트레이딩하는 전략은 여전히 리스크가 있다며 경고에 나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3조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특히 3분기에 1조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어닝쇼크를 발표했다. 다만, 당시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 약 25일간 34%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거 현대중공업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시키자 주가가 반등해, 이번 대우조선 쇼크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삼성증권에서는 이번 대우조선 쇼크는 과거의 경우와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3년말 현대중공업 지배주주 자본은 17조3000억원으로 당시 3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은 동사 자본의 18%(연간 순손실 1조8000억원 기준으로 10%)인데, 이는 여전히 P/B 기준으로도 밸류에이션 산정이 가능했었음을 의미한다"며 "여기에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대규모 손실에도 221% 수준이었고, 또 2조원 규모의 시장성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대규모 손실에도 유가증권 보유 등 추가 자본조달로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이 높지 않았음을 보여준 대목이라는 진단이다. 반면,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는 유상증자설까지 겹치고 있어 과거 사례와는 다르다고 못을 박았다.

한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대의 손실을 인식할 경우, 이는 1분기 말 지배주주 자본의 42%에 해당하는 규모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산정 시, 가장 변동성이 낮은 P/B로도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여기에 최근 불거지고 있는 증자까지 현실화될 경우, 이는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향후 대우조선해양에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수주활동 위축 예상과 더불어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추가자본조달 가능성을 완전해 배체할 수 없기 때문에, 주주가치 희석이 어느 정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5천억원에 이르지만, 이러한 대규모 손실을 인식할 경우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2조원의 자본훼손 가정 시,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670%까지 급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자본조달과 이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이슈는 일차적으로 조선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킬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수주산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로부터' 인식하는 손익의 신뢰도에 당분간 의문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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