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대 변수 넘어라"…엘리엇과 '막판 줄다리기'
삼성 "3대 변수 넘어라"…엘리엇과 '막판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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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외국인·개인투자자 등…17일 주총 향한 총력전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막판 변수인 국민연금, 외국계 기관투자가, 소액투자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양사 경영진이 '합병 불발시 재추진은 없다'고 못 박은 만큼 '전운(戰運)'이 감돌 정도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성사는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결정과 외국계 기관투자가 설득 여부,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에 달려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앞서 ISS 등 의결권 자문과 법원 결정으로 상당수 핵심 변수는 이미 제거됐다.

삼성은 엘리엇과 법정 다툼에서 2연승을 거뒀고, 엘리엇은 세계 1·2위 글로벌 의결권 전문기관인 글라스루이스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잇따라 '합병 반대' 의견을 내면서 힘을 받은 상태다.

특히 이날 오후 열린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의 결정은 이번 합병과정에서 중대 분수령이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 이번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10일 KCC에 매각한 자사주 899만주(5.76%)와 합하면 16.97%, 계열사 우호지분을 모두 더하면 삼성물산에 우호적인 지분은 20% 후반대로 집계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지분 11.21% 외에도 제일모직 지분 5.04%를 보유하고 있어 찬반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역시 입장 표명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외국계 기관투자가에 대한 설득 작업도 현재진행형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 경영진은 지난달부터 해외 각국의 기관투자가들을 직접 만나 설득 작업을 벌여왔다. 최근엔 홍콩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합병 당위성과 필요성 등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 역시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서신 등을 보내 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전도 치열하다. '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소액주주의 집과 사무실 등을 찾아가 '맨투맨'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소액주주연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합병 반대가 중론을 이루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주주들을 직접 설득하는 방법 외에도 주주친화 정책을 대거 쏟아내며 '표심 얻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일모직은 이날 "실질적인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할 거버넌스위원회에 주요 주주 등의 추천을 받은 외부 전문가 2인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버넌스 위원회가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면 주주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사외이사 3명 외에 외부 전문가 2명이 추가로 선임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11일 기준 삼성물산 지분 보유 현황은 △삼성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13.82% △KCC 5.96% △국민연금 11.21% △국민연금 외 국내 기관투자가 11.05% △엘리엇 7.12% △엘리엇 외 해외 투자자 26.41% △소액주주 24.43%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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