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도 안심 못해?…삼성, 화학·방산 이어 HDD모터 정리
'전자'도 안심 못해?…삼성, 화학·방산 이어 HDD모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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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서초사옥 전경(사진=삼성)

핵심사업 강화…수익성·성장성 낮은 사업 철수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기가 적자를 기록해온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모터 사업을  정리했다. 이에 삼성그룹 내 사업 개편작업이 전자에까지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기는 26일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HDD 모터 생산과 판매를 모두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자를 찾기 위해 막판까지 물색했으나 결국 사업을 접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HDD 모터 사업은 삼성전기 3대 사업부 가운데 디지털모듈(DM) 사업부에 속해 있었으나 올해 초 경영상의 이유로 분리돼 운영됐다. 삼성전기는 디지털모듈(DM) 사업부, 칩(LCR) 사업부, 기판(ACI) 사업부가 매출의 3대 축을 담당한다.

삼성전기는 "HDD 모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수요 감소로 인한 시장 환경 악화 등으로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을 계기로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및 신사업 발굴을 통해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국내외 HDD 모터 사업팀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 200여명은 사내 타 사업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삼성전기는 HDD모터 사업장 가운데 중국과 태국 공장은 현지에서 매각을 추진하고 일본 법인은 정리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R&D만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2년 일본 알파나 테크놀로지를 약 1500억원에 인수하며 HDD 모터 사업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HDD 모터의 수요는 계속 줄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HDD 사업부가 기록한 누적 적자는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기는 HDD 모터 사업부 정리 후 카메라 모듈과 MLCC(적층세라믹콘텐서)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2880억원을 투자해 필리핀에 MLCC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베트남에서는 카메라모듈을 추가로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의 HDD 모터 사업 정리가 전자계열사 비주력 사업 정리의 신호탄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그룹의 중심을 전자와 금융으로 크게 나누고 수익성 및 성장가능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 2013년 하반기 제일모직에서 시작된 사업구조 재편 작업은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제일모직의 직물·패션 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고, 남은 소재산업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이후 삼성에버랜드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꿨다.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사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분리했다. 삼성SNS는 삼성SDS와 합병하고,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사에 매각했다.

삼성과 한화 두 그룹의 '빅딜(Big Deal)도 이뤄졌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에 매각한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가운데 토탈과 종합화학이 최근 한화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은 다음달 11~12일 태평로 2가에 있는 한화금융프라자에 입주한다.

업계에선 삼성전기에 이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도 2분기 실적 발표 후 비주력 사업 정리 작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근 협력사들 사이에선 이미 전자계열사들의 비주력 사업 정리설이 돌고 있다"며 "갑자기 부품 주문량이 줄어든 계열사들이 있긴 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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