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커피전문점 흡연실, 달라진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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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석은 안되고 '흡연실'은 되고…운영 중구난방

▲ 카페베네 흡연실 (사진=구변경기자)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올해부터 커피전문점 내부의 흡연실 풍경이 바뀌었다. 흡연석과 금연석의 경계가 모호했던 이전과 달리 흡연실을 별도로 만들어 담배연기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차단하고, 음식·음료 반입도 금지했다.

그러나 '흡연석'은 금지하되 '흡연실'은 허용하고 있는 이번 규제가 국민건강증진을 목적으로 한 정부의 금연정책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일부 커피전문점들은 흡연실 허용이 금지된 좌석을 대신해 걸터앉을 수 있는 자리를 교묘히 인테리어 하는 등 운영기준도 중구난방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커피전문점 등 일부 음식점에서 운영되던 흡연석은 모두 폐쇄하도록 했으며 커피나 음식을 먹으면서 흡연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 업계는 기존에 운영하던 흡연석을 유리벽 등으로 천장에서 바닥까지 차단해 담배연기 유입을 방지한 흡연실로 바꾸고 있다.

카페베네의 경우 법안이 시행되기 전 740여개 였던 흡연실은 현재 230여개로 대폭 축소했다. 탐앤탐스는 올 1월 직영점은 약 3.5%, 가맹점은 약 5%가 흡연실을 선택해 운영했지만, 현재는 직영점(57개)의 80%이상이 흡연실을 운영하고 있다.

할리스와 엔제리너스커피는 1월과 비교해 변동이 거의 없었다. 할리스커피는 1월 전체 매장 가운데 약 40%에서 20%정도로 흡연실을 축소해 현재는 90개 매장만이 담배를 피울 수 있다. 6개월이 지난 현재도 늘거나 줄어든 현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엔제리너스커피의 한 매장 흡연실에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버젓이 놓여있다. (사진=롯데리아)

다만, 업계에서 발빠른 대응으로 약 2~3년에 걸쳐 흡연실 운영 점포를 바꿔온 엔제리너스커피는 420개였던 흡연실을 289개로 축소했다. 또 지난 1월 이후 21개 점포가 문을 연 가운데 흡연실은 5개가 폐쇄됐다.

그러나 이번 법안의 취지와 달리 상당수 커피전문점이 규제 이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흡연석은 안 되고, 흡연실은 된다'는 기준 자체가 금연정책과 어긋난다는 비판은 물론, 커피전문점마다 흡연실 운영을 상이하게 하면서 비흡연자들의 간접흡연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평소 커피전문점을 자주 찾는 서(32·직장인) 씨는 "흡연실이 따로 있긴 하지만 일반 좌석 바로 옆에 흡연실이 마련돼 있어 문을 여닫을 때마다 담배연기가 흘러나온다"며 "이전 흡연석이 있었던 때와 뭐가 달라진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커피전문점 흡연실에는 음료와 음식 반입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영업점 입장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은 없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당장 흡연실에 대한 전면 금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흡연자들과 영업점의 애로사항을 반영해 비흡연자들에게 간접흡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법령을 만든 것"이라며 "다소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별도의 흡연실을 운영하면서 영업공간과 차단돼 안전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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