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강국의 첫걸음은 금융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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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증권업종을 출입하는 기자로서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업무와 동시에 '재테크'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재테크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3년 전 학창시절에는 은행 예금과 적금이 목돈을 모으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과외와 학원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틈틈히 적금에 쌓았지만 만기 도래한 날의 부푼 기대는 허탈함으로 돌아왔다. 400만원에 대한 이자가 고작 10만원이 채 안 됐기 때문이다.

"무조건 돈은 적금으로 모으는 게 최고다"라는 어른들의 말씀도 예적금 이자가 두자릿수에 육박했던 과거에나 통했던 시쳇말이 된지 오래라는 생각에 결국 우대금리를 약속한 은행을 뒤로 했다. 난생 처음 증권사 CMA와 펀드를 접한 계기이기도 했다.

물론 새로 가입한 펀드가 목돈을 만들어주는 마술봉은 아니었다. 어떤 달은 1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불과 수개월만에 -5%까지 떨어지는 불운(?)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통장 쪼개기 등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절로 생겨났다.

이후 증권담당 기자가 되면서 다양한 구조의 금융상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적극적' 투자성향인 기자는 DLS(파생결합증권)에서부터 주식, 고위험 펀드 등을 모두 접해봤지만 아직까지 선택을 늦추고 있는 상품이 있다.

바로 연금보험이다. 장기 금융상품인 연금보험의 경우 구조도 복잡하지만 종류도 워낙 많아 어떤 상품이 적합한지 감조차 잡기 힘들었다. 보험상품에서 불완전판매가 유독 많은 것도 무리가 아닐듯 싶다.

그렇다면 이같은 불완전판매를 줄일 수 있는 묘책은 없을까. 최근 금융당국은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에 팔을 걷어부쳤다. '1사1교 금융교육'을 통해 실용적인 금융사례 및 체험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보험 관련 교재를 보강해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학생들이 금융상품과 친숙해지고, 생활에 있어 꼭 필요한 보험 가입에 있어서도 어떤 점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지 알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그간 국내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금융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돼 왔지만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정작 상품을 소비하는 금융소비자에 대한 논의는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1%대 초저금리 시대에서는 금융상품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각 금융사들이 잠재적 금융소비자들에 대한 교육에 적극 나서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안목을 갖춘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늘어날수록 금융강국의 꿈도 한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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