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10%대 중금리대출 검토…저축은행들 '긴장'
시중銀, 10%대 중금리대출 검토…저축은행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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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이탈로 경영애로 심화"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시중은행들이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면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상환여력이 나은 고객들이 대거 은행으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들이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9개 금융지주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경우 차주의 신용에 따른 금리차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은행 금리가 자율화돼 있는 만큼, 은행도 고신용자와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으로 (스스로를) 정의하지 말고 저신용자에 대해서도 대출에 나서야 한다"라고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현재 39곳 저축은행 중 17곳의 저축은행들이 30%대 고금리 개인신용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이 금리차등화를 이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저축은행은 높은 금리 구간의 상품 취급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 특성상 저신용자(6등급 이하)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해 그만큼 상환능력이 떨어져 연체율이 높다"며 "10%대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선 그만큼 위험부담율이 낮아져야 하는데 업계 상황은 정반대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 업계는 부실대출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 최근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시중은행과의 경쟁 열위 등으로 마땅한 대출 운용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올해 말 도래하는 최고금리 인하 추진 등으로 추가적인 경영애로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의 경우 불량률이 0.73~11.28%인 5~8등급 고객이 많은데 그 중 비교적 우량 고객들은 은행과 연계된 저축은행이나 대형 캐피탈, 카드론 또는 우리은행의 위비뱅크 같은 신용대출 상품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같은 등급의 고객 중에서도 불량률이 높은 고객들만 저축은행을 찾는 현실에서 금리차등화를 당장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경우 당장 고객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취급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고객 유출이 발생해 저축은행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어려움이 장기화될 경우 개인신용 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해 애먼 서민들만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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