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사태'에 고민 깊은 삼성 사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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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묵묵부담…"주주가치 실현에 노력"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추진과 관련,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가운데 삼성그룹 사장단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엘리엇'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잘 대응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에게도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도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각자 의견이 다르지만 주주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의 주장이 소액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것이 주주가치를 높이는 일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삼성전자 사옥에는 합병 주체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장단을 기다리는 기자들로 북적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이끌고 있는 사장급 임원은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김봉영 제일모직 레저·식음 사장 △이부진 제일모직 경영전략담당 사장은 총 6명에 이른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사업적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한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주식 가치가 낮게 평가됐다고 주장하면서 법적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전날 엘리엣은 서울 중앙지법에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하며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 데 변함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대형 건설업계의 공통된 미래 불확실성이 합병 판단의 근거라는 내용의 데이터로 엘리엇에 맞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합병을 결정한 것은 "PBR이 1에 미달한 것은 지난 수년간의 건설 경기 침체와 업황 회복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따른 주가 하락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눠 주가와 주당 순자산(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 합계)을 비교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엘리엇의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는 다음달 초께 나올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다음달 17일 열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엘리엇과 삼성물산의 치열한 우호지분 확보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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