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에 동대문 상권도 발길 '뚝'
메르스 공포에 동대문 상권도 발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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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모습. (사진=박윤호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확산 공포로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로 2만50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방문을 취소했다. 그 중 유커로 불리는 중화권 국적자만 2만2200명에 달하면서 서울 시내 쇼핑관광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후보지로 주목 받고 있는 동대문 상권 역시 메르스 후폭풍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에 위치한 패션전문점 두산타워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금·토·일)의 매출액이 전주 대비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말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만9000명이 출입하던 유커의 수도 15%(3000명)나 줄었다.

두타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급격히 줄었다"며 "메르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1층과 지하 등 출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명동의 롯데면세점 소공점 또한 붐비던 과거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상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풍경 대신 흰색이나 하늘색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에 대해 면세 업계는 아직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전년 동기간 매출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이 감소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메르스 영향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내데스크에 손세정제와 체온계 등을 배치해 놓은 상태"라며 "매출액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메르스 영향을 받은 부분은 없지만 전주 대비 체감상 한산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산에 준비됐던 유통업계 행사도 연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아웃도어 기업 블랙야크는 오는 13일 강원도 횡성에서 1박2일간 기획했던 '희망나눔 캠프' 행사를 취소했다.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도 13일 용산가족공원에서 예정돼있던 무료 영화 시사회 '행키시네마'를 무기한 연기했다.

또 아이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돌리윙크(Dolly Wink)는 12일 진행하려 했던 누적 판매 1000만개 기념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방한하려 했던 돌리윙크 브랜드 기획자겸 일본의 톱모델 마스와카 츠바사가 입국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제20회 맘앤베이비 엑스포'도 메르스의 영향으로 당초 11일이었던 개최일을 25일로 연기했다. 해당 관계자는 "전시회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의 안전 및 메르스 사전 예방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행사를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계는 위생용품과 관련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이 판매되거나 검색순위가 높은 상품은 '위생 마스크'로 오픈마켓 3사(G마켓·11번가·옥션) 모두 메인 페이지에 해당 제품이 노출돼있는 상태다.

▲ 왼쪽부터 G마켓, 11번가, 옥션의 모바일 첫 페이지에 인기상품으로 노출된 마스크 상품. (사진=각 사 모바일 앱)

특히 G마켓의 경우 지난 2일 하루 동안 판매된 마스크와 손세정제 판매량은 전일 대비 각각 1115%와 285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판매량도 1461%, 3723% 급증했다.

온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메르스 확산 공포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꺼리면서 집에서 손쉽게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메르스 공포가 장기간 계속되고 감염자 수가 증가하면서 관련 위생용품을 단품보다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 경향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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