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 감독당국, 건강보험료 차등화 갈등
보험사 ― 감독당국, 건강보험료 차등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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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추세' vs 민원우려 '시기상조'

'세계적인 추세' vs 민원우려 '시기상조'
경험생명표가 발병률 못 따라가 손해막심
 

보험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건강보험료 차등화 방안에 대해 감독당국이 허용불가 입장을 보이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27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료를 위험율에 따라 차등화하는 이른바 넌 갤런티 상품도입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생보사들간에는 감독당국의 무사안일주의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넌 갤런티 상품은 건강보험료를 위험율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인데 말그대로 위험율이 상승하면 보험료도 높아지고 위험율이 낮아지면 보험료도 낮아지도록 보험료를 위험률에 따라 차등 적용하며 이를 위해 보험료를 매년 갱신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보험은 보장기간 전체동안 받아야 하는 보험료를 평균해 나이에 상관없이 동일한 평균 보험료를 적용해 왔다.

즉, 건강보험의 경우 젊을수록 발병확률이 낮아 보험료가 싸고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비싸지만 보험료를 다르게 받지않고 이를 평균한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었다.

넌 갤런티 상품의 요구가 커지게 된 배경에는 의료체계의 선진화와 발병율 급등에 따라 건강보험에서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책정하기 위해 보험개발원을 참조위험률을 적용하고 있는데 과거의 통계자료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수시로 급변하고 있는 현재의 위험율과 차이가 크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주장이다.더욱이 책정된 보험료를 만기까지 적용하기 때문에 위험률이 높아진다해도 보험료를 인상할수도 없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예가 암보험으로 발병율 급등으로 사차손(예정사망율과 실제사망율 차로 인한 손해)이 갈수록 증가하자 생보사들은 대부분 암보험 판매를 중지하거나 특약으로 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생보사들의 이같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감독당국은 상품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을 민원의 우려가 높다는 점 때문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건강보험료 차등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손해가 가장 큰 이유는 생보사들간 과당경쟁”이라며 “위험률에 따른 차등화는 보험료 인상이 대부분일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칫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커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반면 생보사들은 감독당국의 허용불가 입장이 보험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복지부동이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차등화되면 예를 들어 5년납, 60세만기 건강보험에 가입하려면 60세까지 적용되는 전체 보험료를 5년 납입기간안에 놔눠 내야했지만 넌갤런티 상품은 매년 달라지는 보험료를 매달 나눠서 조금씩만 내면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하효과를 가져와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을 받을수 있다”며 “특히 전세계적으로 건강보험의 경우 모두 넌갤런티를 적용하고 있는상황에서 국내상품에만 이를 적용할수 없다는 것은 보험산업을 후퇴시키는 감독당국의 무사안일주의로 밖에 생각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건강보험상품 중 개호보험에 한해서만 넌갤런티가 적용되고 있다.  

김주형 기자 toadk@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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