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화대출 사실상 전면 중단
은행 외화대출 사실상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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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실수요 입증해야 가능...금리-환율급변따른 선제 대응 차원



주요은행들이 외화대출을 중단했다.
 
세계적으로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화조달 비용이 높아진데다 환율변동에 따른 환리스크가 커지자 통화당국이 창구지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당분간 엔화든 달러든 은행으로부터 외화대출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금융감독원에서 엔화대출 특별관리를 지시한 데 이어 지난 17일 한국은행까지 창구지도에 나서자 은행들이 비실수요자에 대한 외환대출을 엄격히 제한하는등 외화대출창구를 사실상 봉쇄했다.

해외직접투자나 용역자금, 장비구입등 명확한 실수요를 증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면적인 중단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실수요를 증명하더라도 환위험 관리가 미흡하다는 판단이 들 경우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22일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비실수요자에 대한 외화대출을 전면 중단토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부터 엔화대출관리를 강하하는등 외화대출취급과 관련 가장 먼저 대응조치에 들어간 바 있는 한기업은행은 21일 전 영업점에 외화대출 취급시 유의사항에 관한 공문을 보냈다.

기업은행은 공문을 통해 실수요가 없는 외화 운전자금 취급 억제와 원화대출의 외화대출 대환 지양, 자금 용도 확인과 철저한 운영기준 준수 등을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외화대출의 경우 건마다 본점에서 승인을 해주도록하고 있어 신규 대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환위험회피형 대출상품인 프리커런시론에 한해 업종 제한없이 대출을 해줬었다. 그러나 하나은행도 지난 18일부터는 프리커런시론일 경우라고 하더라도 실수요자에게만 대출해 주기로 하는 등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하나은행은 또 통화스와프와 연계해 환위험을 없앤 일반 외화대출에 대해서도 실수요자 위주로만 대출해 주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실수요자 위주로 외화대출을 실시토록 지시했으몀, CD금리부 외화대출과 고정금리부 외화대출은 전면 중단했다.

시중은행들의 외환대출 중단은 하반기 들어 금감원이 엔화대출 등에 대한 특별관리를 지시하면서부터인데, 대부분 은행들이 이미 관리강화를 하고 있던차에 지난 17일 한은이 나서 다시 관리강화를 지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은의 개입은 일부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 등이 금감원의 지시에도 불구 외화대출 경쟁을 계속한데 따른 것.

당국이 외화대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나선 것은 한 일 금리와 환율 급변에 따른 환리스크 증대로 대출 고객의 손실 가능성이 점증하는데 따른 선행조치로 풀이된다.

한은에 의하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기업등 6개은행의 엔화대출 규모는 지난달말 기준 1조1467억엔으로 올들어 무려 37.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은은 "시중관계자들에게 시장 질서 준수를 당부한 것은 사실이나 강제성이 있는 지시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국의 외화대출 관리 강화로 엔화대출은 물론 전반적인 외화대출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이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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