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은행들 무리한 방카상품 요구에 '울상'
보험업계, 은행들 무리한 방카상품 요구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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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납 변액연금등 '실적위주'...고유기능 상실에 민원 소지마저



방카슈랑스 판매 경쟁으로 보험상품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향후 민원발생의 우려가 높은 상품 개발이 잇따르고 있어 보험사들이 시름에 잠겼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방카판매 경쟁이 치열해지자 은행들이 보험고유의 기능은 무시하고 단순히 실적을 올리기 위한 상품개발을 보험사측에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보험료 납입기간이 3년인 변액연금보험이다.

흥국생명이 지난 4월부터 납입기간이 3년이상인 자유납입형태의 변액연금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한 이후 실적이 좋차 금호·동양·대한생명등도 3년납 변액연금 상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대한생명의 경우 지난 8월부터 일부 은행에서 판매를 시작한 3년납 변액연금상품을 오는 9월 추가 런칭할 계획이다.

판매가 잘되고 있기는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입장이다.

변액연금상품은 적립식 펀드개념의 장기간 투자를 목적으로 만든 상품이지만 은행에서 상품을 판매하기에는 납입기간이 짧은 것이 수월하다.

단기납 변액연금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보험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은행원들이 납입기간이 길어 보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에게 설계사들처럼 굳이 필요성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납입기간이 짧으면 은행직원들이 쉽게 판매에 접근 할 수는 있지만 보험으로서의 변액연금 상품의 고유한 성격은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변액연금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 중 일정부분을 사업비와 부대비용으로 떼고 나머지를 운용해 투자수익을 계약자에게 연금형태로 지급하는 보험상품이다.
 
납입기간이 짧고 거치기간이 길게 되면 장기납입 상품에 비해 투자원금이 작기 때문에 수익률이 좋더라도 연금개시시점에서 돌려받는 보험금액은 작을수 밖에 없다.
 
장기간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려 많은 연금액을 보장해 주려는 당초 취지와 맞지 않게 된다.
생보업계 상품개발 관계자는 "정상적인 판매에 역행하고 보험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상품이지만 시장에서 판매가 잘되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일반 계약자들은 납입한 보험료와 납입기간에 상관없이 변액상품은 수익률에 따라 높은 이익을 발생시킬수 있다고 믿고있어 민원의 소지도 크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유납이라고해도 2년정도 기본적으로 재원해야하기 때문에 계약자가 손해보지는 않지만 수익도 높지 않다"며 "그러나 연금개시할 때 대부분의 계약자들은 자신이 납입한 돈보다 더 많이 받기를 원하고 변액상품이 수익률을 강조하기 때문에 납입기간이 짧은 상품들일수록 기대치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아 민원을 제기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송지연기자 blueag7@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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